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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안목(眼目)'에 대하여

입력 2017-12-11 17:59:00 수정 2017-12-11 17: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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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는 부모가 만든다라고 하지 않던가. 아이의 유능함도 부모가 결정짓는다. 그러나 오늘날 과열된 사교육 시장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한시라도 빨리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메꿔주려 노력한다.

뒤쳐질까 봐 노심초사인 부모는 아이의 부족한 것을 찾느라 정작 내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재능을 놓쳐버리고 만다. 아이가 지닌 재능은 부모의 시야에 가리워진 채, 어느덧 똑똑한 아이들 속, 부족한 아이가 되어버린다.

열등감과 패배 의식을 심어주기 좋은 환경에서 아이의 건강한 자존감은 어떻게 키워갈 수 있는걸까?

우리 아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수 백 가지의 이유를 찾아내는 노력을 내 아이가 잘하는 것을 찾는데 쏟는다면 눈 깜짝할 새, '못하는 것 투성'인 내 아이가 '잘하는 것 투성'인 아이로 보인다면 노력해야할 이유가 있지 않을까?

1982, 호주 브리즈번에서 팔, 다리가 없는 한 아이가 태어난다. 사람들은 아이의 희귀병인 신체적 결함이 야기할 불편함에 관해 이야기 하고 주목했지만 정작 그의 부모는 달랐다.

부모는 아이의 두 팔과 두 다리가 되어주는 것 대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가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닌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했고 할 수 없는 것대신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 나갔다. 그런 부모의 열심과 노력은 혼자 앉아서 밥 먹는 것조차 힘들 거라는 주변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게 했다. 또한 아이는 비록 걸을 수는 없었지만 물 위를 유영할 수 있었고 자전거를 탈 수는 없었지만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게 됐다. 몸을 움직여 활동하는 것은 자유롭지 못했지만 수학을 잘했고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덕분에 회계학을 전공할 수 있었다.

이 아이가 바로 전 세계가 인정하는 동기부여 연설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행복전도사 닉 부이치치다. 두 팔과 다리가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원망하고 불평하기 좋았을 그가 원망 대신 감사를 내뱉고 불편이 아닌 행복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기에 부족한 신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건강한 자존감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모의 전적인 노력열심이 있었다. 아이가 할 수 없는 것이 아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발견해 나가는 열심말이다.

닉은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스스로를 여전히 어두운 골방에 가두고 있었을 거다라고 말한다.

아이는 무엇이든 잘해야 행복할까? 아이는 무엇이든지 못해도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못 하는 것이 불행하다고 학습되는 것뿐.

어렸을 적, 전지전능하다고 느끼는 부모의 평가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는지는 아이가 자신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커다란 지침이 된다.

아이의 문제는 아이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속단하지 말자. 진짜 문제는 부모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진짜 재능과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채, 문제를 문제화시키는데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아이가 무언가를 잘해야 꼭 잘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가 완벽해야지 유능한 것이 아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특별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능을 발현시켜주는 데 있다.

아이의 부족함을 메꾸려는 노력 대신, 아이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아이를 수용해줄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의 넓이와 폭을 키울 때, 아이는 부모의 생각을 뛰어넘어 자란다.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kizmom.com
입력 2017-12-11 17:59:00 수정 2017-12-11 17: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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