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북]느림쟁이의 일상-'나무늘보야, 어디 가?'
나무 위에 살고 있던 나무늘보가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하러 나무에 내려온다. 이름 그대로 느릿느릿 내려오던 나무늘보는 독수리, 날다람쥐, 원숭이, 코알라를 만나고 다들 먼저 아래로 내려가 연못에 뛰어든다. 모두 먼저 보낸 뒤, 혼자 나무 기둥을 잡고 내려가던 나무늘보는 맛있는 열매를 보고 손을 놓쳐 연못으로 곧장 떨어진다. 모두가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무늘보는 신나게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해가 떨어질 때까지 수영하던 나무늘보는 집에 가기 위해 서두르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또 느리게 채비를 시작한다. 그러자 코끼리가 좋은 제안을 하나 건넨다. 나무늘보가 단번에 집에 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제안이다. 그리고 나무늘보는 코끼리의 아이디어 덕분에 정말로 힘들이지 않고 집에 갈 수 있었다. 과연 어떤 방식이었을까? 이 책은 그림도, 글자도 세로로 되어 있는 독특한 형식이다. 뿐만 아니라 내지에는 2분할 접지까지 들어가 있어 책을 넘기는 재미와 접고 펴보는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다. POINT아이가 본인만의 나무를 만들게 하자. 책 속에 있던 접히는 나무 그림처럼 세로 혹은 가로로 넓게 펼쳐지도록 큰 종이를 여러 번 접으며 아이에게 '분할'이라는 개념을 가르치자. 또한 어떻게 하면 나무늘보가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아이 특유의 기상천외한 답이 쏟아져 나오면 '신기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등 아이의 상상력을 칭찬해 자신감을 키워준다. 도서 : 나무늘보야, 어디 가? / 글·그림 오무라 도모코 / 옮김 고향옥 / 시금치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2018-04-17 15:11:00
[오늘의 키북]아이의 사랑 확인법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아침에 눈을 뜨면 엄마는 두 명 몫의 출근을 해야 한다. 양치질도 두 번, 세수도 두 번, 외출복 입기도 두 번은 해야 한다. 때로는 의상에 신경 쓰는 아이 기분을 맞춰주느라 아침부터 외출복으로 패션쇼를 열기도 한다. 밥 먹는 건 아이가 우선. 숟가락을 들어 엄마 본인 입에 넣는 대신 아이의 작은 부리로 끊임없이 밥을 나른다. 치열하게 준비해 아이를 등원시키고 회사 책상에 잠깐 앉아 있으면 계속해서 밀려드는 업무로 여유가 없지만 그 와중에도 아이 모습만큼은 문득 생각난다. 그렇게 퇴근해서 아이를 품에 안으면 아이가 하는 말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이런 물음에 나오는 채소 대답. 당근이지.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는 회사에서 일하는 엄마와 떨어져 하루를 보내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가 모두 직장에서 일하는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다. 부모 특히 엄마와 평일에는 많은 시간을 못 보내는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들은 부모에게 사랑을 확인한다. 그중 가장 간단한 방법인 '질문'이 책의 제목이다. 물론 엄마도 업무가 있고 개인적인 생활이 있기 때문에 모든 순간 아이에게만 집중할 수는 없다. 이를 아이도 알고 있다. 그래서 엄마가 자신을 잊어버릴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자꾸만 물어서 다짐을 받고 안정감을 느낀다. 말로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이야기의 힘을 빌려서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는 영리한 교육 방법도 있다. 엄마와 나의 처지를 그대로 반영한 이야기를 읽는 동안 아이가 자연스럽게 깨닫는 바가 생긴다. 특히 이 책은 삽화 구성을 주목하자. 한쪽은 엄마의 일상, 반대편은 아이의 일상을 배치해 모녀의 같은 시간
2018-03-27 19:00:59
[오늘의 키북] 아이의 영원한 질문-'엄마는 누구를 더 사랑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를 능가하는 질문이 있다. "누나랑 나 둘 중에 누가 더 좋아?" "나랑 동생이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할 거야?" 이런 물음. 누구를 더 사랑하는지 어서 말하라고 보채는 아이에게 장난으로라도 '네가 우선은 아니야'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부모가 ‘이만하면 우문현답이지’라고, 아이는 '아빠(엄마)가 나를 이렇게나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할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모두의 해피엔딩이 된다. '엄마는 누구를 더 사랑해?'는 오빠가 있는 여동생이 주인공이다. 같이 재미있게 놀고 있다가도 귀가한 오빠에게 순식간에 주의를 돌리는 엄마를 보고 섭섭해 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오빠는 땅만큼, 동생은 하늘만큼 사랑한다'는 엄마의 말에 자신보다 오빠를 더 사랑하는 건 아닌지 의심하며 가출을 한다. 집 밖을 나서서도 하필이면 만나는 동물마다 하늘보다 땅이 더 좋다고 대답한다. 점점 침울해지는 가운데 예솔이는 올빼미 할머니를 만난다. 그리고 올빼미 할머니로부터 현명한 대답을 듣는다. 하늘은 아주 높아서 어디까지 있는지 모를 정도라는 할머니의 대답에 예솔이는 비로소 엄마의 사랑을 깨닫는다.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느냐는 아이의 난감한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결말이다. 이 책은 부모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부모 입장에서는 본인도 모르게 아이들의 경쟁의식을 유도하지는 않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형은 잘 하잖아", "이걸 동생보다 못하면 어쩌자는 거니" 등 다른 형제 혹은 자매에게 질투를 느낄만한 문장을 사용하지
2018-03-26 17:58:16
[오늘의 키북]바퀴 두 개의 역사-'자전거 이야기'
자전거는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교통수단이지. 가벼워서 조금만 힘을 쓰면 들고 이동할 수 있는 데다 평지에서는 16~20km/h의 속도가 나오거든. 휘발유가 필요 없어서 환경오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운동을 할 때,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고 싶을 때도 자전거가 좋은 친구가 되어줘. 이 정도로 유명한 자전거, 매년 자동차보다 무려 세 배나 많은 1억 4000만 대가 생산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그런 자전거의 역사를 생각해 본 적 있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졌을 리는 없고…생각할수록 자전거를 알고 싶지 않아? '자전거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자전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최초의 자전거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나라별 자전거 문화는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다. 지역 차이에 따라서 자전거가 자동차를 뛰어넘어 제1의 교통수단이 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는 점이 특징이다.공해가 심해 정책적으로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는 중국, 인력거 '릭샤'를 택시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동남아시아, 일반 도로 옆에 자전거 전용 도로를 따로 설치해 안심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한 네덜란드. 같은 자전거를 사용하지만 상황과 문화에 따라서 자전거의 모습이 제각기 다르다. 아이들이 국가 간의 문화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이 책은 자전거가 운동 기구의 역할을 한다는 점도 언급한다. 함께 책을 읽는 아이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전거 대회를 언급하며, 자전거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하나의 스포츠로도 인식된다고 알려주자. 유명한 사이클링 대회 혹은 선수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특히 사이클링 종목
2018-03-23 18:43:37
[오늘의 키북] 비밀을 속닥속닥-'이건 비밀인데…'
"아빠(엄마)! 이건 비밀인데…"라며 다가오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응했나요? '응, 잠시만', '아빠 지금 바쁘잖아. 이따가 얘기하자'라며 아이를 밀어내지는 않았나요? 아이가 비밀을 말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그만큼 자신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아이의 마음 속 속닥속닥을 들어주세요. 아직 속닥속닥을 자신 없어 하는 아이라면 용기를 먼저 주는 게 필요하겠네요. '자! 말해봐!'라며 멍석을 깔아주는 게 전부는 아니죠. 더욱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이 책을 읽어봐요. 귀여운 개구리가 등장한다. 무언가 주저하는 것 같더니 자기가 지금부터 하는 말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건지 재차 확인한다. 아기 개구리는 독자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듯 말한다. 아이가 몸을 한껏 움츠리고 개구리의 귓속말을 듣기 위해 책 속에 귀를 바짝 갖다 댈지도 모른다. 이 동화는 개구리가 정면(책 읽는 아이 방향)을 향한 채 계속해서 질문하는 형식이라 아이가 책에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드디어 밝혀진 개구리의 치명적인 약점은 물을 무서워 한다는 것이다. 올챙이 때부터 물을 두려워한 개구리는 지금까지 어떻게든 위기를 잘 모면했지만 '많이 힘들었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아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공 아기 개구리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누군가에게 비밀을 말해야 한다'는 조언에 아기 개구리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용기를 내 부모 개구리에게 다가간다. 몇 번의 주저함 뒤에 아기 개구리는 아빠와 엄마에게 자신의 고민을 얘기한다. 부모는 이미 아기 개구리의 고민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올챙이였던 시절
2018-03-22 16:57:56
[오늘의 키북]네가 독서해야 하는 이유-'책으로 쌓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
1년 동안 정말로 말을 잘 들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 급박한 마음으로 12월 25일이 되기 1주일 전부터 갑자기 착한 어린이 연기를 한 건 아닌지. 아니라고? 착한 일 많이 했다고? 그래, 그럼 원하는 걸 선물로 받겠네.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를 갖고 싶다고? 산타 할아버지한테는 더 큰 선물을 바라야지. 엄마(아빠)가 하늘을 나는 법을 알려줄게.'책으로 쌓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하늘 높이 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 루카스의 이야기다. 날기 위해서 노력하던 루카스는 꿈을 이뤄줄 날개를 찾아 고민하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은 없다. 심지어 매년 산타 할아버지에게 간절함을 담아 편지를 쓰지만 소용없다. 루카스의 엄마가 날개 없이도 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 읽기다.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책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까닭을 알려준다. 새로운 것을 깨닫고, 배우는 루카스는 지식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키운다. 독서도 근육과 같아서 훈련을 하면 속도가 빨라지고 완독하기가 덜 힘들어진다. 루카스는 이 경지를 넘어 독서를 멈출 수 없게 된다. 루카스는 점점 책을 위로 쌓아 올린다. 모두가 독서쟁이 루카스를 응원한다. 루카스를 보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도 방문한다. 루카스는 이미 유명인사다. 그러다 문득, 루카스는 엄마가 했던 말을 깨닫는다. 자기 스스로도 생각해 낸 게 대견한 루카스는 엄마를 찾는다. 책으로 쌓은 산에서 내려가려던 루카스, 이미 아주아주 높이 올라가 내려오기 힘들어 보였지만, 이제 아무런 문제도 없다. 상상력으로 날개를 갖고 있기 때
2018-03-11 08:35:00
[오늘의 키북]세상 얄미운 말-'한 입만'
세상에서 제일 얄미운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한 입만'이지. 분명히 먹을 건지 물어봤을 때는 '안 먹는다'고 말해놓고 막상 내가 먹기 시작하니까 슬그머니 옆에 다가와서 "맛있어?"라고 물어보지. 마지못해 "한 입 먹어볼래?"라고 하면 입을 '쩍' 벌리고 하나를 다 먹어버리지. 얄미워, 얄밉지. 공룡 세계에서도 이런 얄미운 친구가 있었어. 다른 공룡 친구들은 어떻게 행...
2018-02-28 18:09:25
[오늘의 키북] 나를 표현할 자유 -'딱따구리 아이'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딱따구리입니다. 나는 인사를 할 때면 목이 갑자기 뒤로 꺾이고, 말을 하려고 목소리를 내면 ‘이이야아’하는 소리가 나오고, 친구에게 웃어줄 때는 반대로 화난 표정을 짓습니다. 나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합니다. 항상 앉은 채로 밖을 내다보는 게 일과입니다. 딱따구리랑 닮은 점이 전혀 없다고요? 아니요, 나는 딱따구리가 맞습니다. 일찍이 "(현재)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라고 말하는 주인공 이베이는 분만 시간이 길어져 뇌성 마비 환자가 되었지만 낙천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이처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만 타인과의 ‘다름’을 느낄 때면 어쩔 수 없이 방향성을 잃은 분노와 외로움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이베이가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하는 존재, 그림이 등장한다. 손발이 자유롭지 않은 이베이에게 미술은 또 다른 도전이다. 붓을 머리띠에 달아 한 점씩 찍어 그림을 그릴 때면 이베이는 피곤함을 느낀다. 신기한 것은 동시에 느끼는 자유로움이다. 마치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것처럼 붓으로 도화지에 점을 찍는 행동은 운동량이 제법 많다.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왜 나는 팔과 다리가 불편한 걸까 원망하는 마음을 갖기 쉽지만 이베이는 표현할 수 있다는 자유에 더 큰 기쁨을 느낀다. 그림 속에서는 아무것도 이베이를 구속하지 못한다. 이베이는 행동의 제약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그림 속에 표현한다. 그림을 매개체로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이야기에서는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장애우를 다뤘지만 ‘억압’이라는 주제에서 본다면 발
2018-02-27 18:22:49
[오늘의 키북]이것은 무얼까?-'아빠가 그려준 코끼리'
우리가 '이것‘이라고 생각하면 희한하게 ’이것‘은 계속 ’이것‘으로 기억에 남아. ’저것‘이 되기가 어려워. 그게 바로 편견이야. 어릴 때는 잘 없는 버릇인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크게 느껴 질 거야. 그때 이 책을 생각하면 그 버릇에 깊이 빠지지 않을 수 있어. '아빠가 그려준 코끼리'에서는 단조로운 선 몇 개가 연이어 나타나며 하나의 코끼리가 만들어진다. 코끼리 몸, 다리, 꼬리, 귀 마지막으로 코가 드러나며 다양한 코끼리가 등장한다. 그다음으로는 코끼리가 자연 현상으로 변한다. 무지개 연못, 비가 내리는 우산, 시냇물, 빗방울이 파란색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다시 등장한 '아기 코끼리 코코'는 꽃과 나비가 가득한 숲속으로 날아간다. 결말에 코끼리가 날아간다는 점이 상상력의 끝을 보여준다. 간결한 선을 사용해 이렇게 많은 존재를 구현할 수 있어 아이가 흥미로워 할 것이다. 뒷장에 지문을 영어로 해석한 부분이 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한 아이라면 이 부분을 활용해 영어와 한국어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POINT배경지를 아이에게 주고 아이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지켜보자. 코끼리가 아닌 다른 것을 그린다고 한다면 설명해 달라고 하자. 최대한 여러 가지를 그릴 수 있도록 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나이가 어려 집중력이 낮다면 그림책에 나온 코끼리를 알록달록하게 꾸며 여러 모양의 코끼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어린 왕자'에 나온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이야기를 들려준다. 외관상 중절모를 옆에서 본 것 같지만 그린 사람의 의도는 커다란 코끼리를 삼켜 뱃속에 담고 있는 보아뱀이었다는 사례를 통해 아이
2018-02-12 14:04:43
[오늘의 키북] 엄만 너를 사랑해 - '아가야, 사랑해'
뜨거운 것을 갑자기 잡았을 때, 친구가 깜짝 놀라게 했을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 “엄마야!”아빠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는 이럴 때 늘 엄마를 찾아. 힘든 순간에는 더더욱 엄마가 간절해져. 언제나 엄마를 찾으라고 누가 알려준 건 아니야. 이게 바로 본능이지. 동물 친구들도 마찬가지야. 우리가 보기에는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 동물들이지만 엄마와 아이 사이의 감정은 인간과 똑같아. '아가야, 사랑해'는 부모를 둔 모든 존재가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물범도, 물을 무서워하는 해달도 그리고 겨울바람에 발이 시린 펭귄도 모두 보듬어 줄 엄마가 있다.그런 엄마도 때로는 아이를 섭섭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가 무언가를 하지 못하게 할 때조차도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임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가 뚜렷하게 전달된다. "아가야, 꼭 기억해! 언제까지나 엄마는 너의 가장 좋은 친구야!"감정 표현에 서툰 부모들 중 아이에게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편지를 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직접 말로 하는 것보다 문장으로 전하는 마음이 아이에게 더 깊이 스며든다. 아이를 위한 태교 도서로도 손색이 없다. 거친 느낌이 나는 캔버스지에 여러 번 붓질을 한 듯한 자연스러운 그림은 독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좋은 것만 보고, 예쁜 것만 읽어야 하는 임신부에게 권하며, 첫째가 태어날 동생을 위해서 엄마에게 읽어주는 것도 좋겠다. POINT아이가 지금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물어본다. 책을 읽고 난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힘든 점을 공감해 주고, 고민의 무게를 덜어주려 노력해줄 거라는 걸 알고 있는 상태라
2018-02-07 15:20:00
[오늘의 키북]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설명하는 법 -'에그맨'
영웅이라 불리는 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킹스맨 심지어 앤트맨도 있지. 이런 영웅 춘추전국시대에서 어미가 '-맨'임에도 영웅이 아닌 그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달걀 한 판에 들어가는 흔하디흔한,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난각 표시를 한 ‘에그맨’이야. 평범한 가정에서 일반적인 교육을 받고 모두와 비슷한 직장에서 일하던 에그맨은 찰리 채플린이 주연한 영화 ‘모던타임즈’의 공장 노동자와 모습이 겹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아와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린 에그맨은 달걀 공장에서 달걀 고르는 일을 한다. 어느 날, 에그맨은 분쇄기 안에서 살아있는 노란 병아리를 발견하고 새 삶에 대한 희망을 엿본다.그러나 그 설렘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노란 병아리는 분쇄기 속으로 금방 사라졌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에그맨은 무작정 공장을 벗어나지만 병아리들의 세상에 갇혀 버린다. 어디를 봐도 온통 병아리 투성이인 세상에서 노란색 트라우마에 걸린다. 노란색과 병아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그맨은 온갖 서적을 읽으며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에그맨은 자신이 그렇게 도망치고 싶었던 노란색 병아리의 전 단계인 완벽한 달걀이 된다. 에그맨이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인지 아니면 더 깊이 침잠한 것인지 읽는 독자의 몫이다. 어린아이가 접하기에는 공포, 두려움, 타성이라는 날것의 감정이 언급된 책이라 무작정 아이에게 읽히기에는 무리가 있다. 문장의 숨은 의미를 유추할 줄 알고, 조금 연령대가 있어 다양한 감정을 접한 아이가 독자로서 적절하다. POINT아이에게 트라우마란 무엇인지 알려준다. 트
2018-02-03 08:00:00
[오늘의 키북] 네가 모르는 세상 이야기 - '밤의 소리를 들어봐'
네가 잠든 사이, 이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눈을 감고 있다고 해서, 바깥이 캄캄하다고 해서 모두가 움직임을 멈춘 건 아니야. 맞아, 잘 안보이긴 하지. 그러니까 눈을 감아볼래? 그리고 귀를 크게 열어봐. 들리는 소리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렴. 눈으로 보는 세상보다 귀로 듣는 세상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거야. '밤의 소리를 들어봐'는 공감각적인 제목만큼 시각과 청각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동화다. 이 이야기는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해 아이의 생각을 확장한다. 늦은 저녁 웃고 떠드는 거리의 사람들, 집에 가는 길을 비춰주는 상점과 가로등의 환한 불빛 그리고 모두가 퇴근한 사무실에서 새벽 청소를 하는 건물 관리 직원까지 아이가 자고 있을 무렵 세상은 고요하지만 멈춰있지는 않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동화 속 그림은 3인칭 관찰자 시점이다. 건물 외관에서 아파트 창문 너머로 사람들이 사는 단면을 살펴보면 저마다 다른 가족 구성원이 있고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바로 이 점이 아이가 그림을 자세히 보게 되는 이유다. 전철 안 승객,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는 연인, 뒷설거지를 마무리하는 아빠를 보고 나면 바로 근처에서 또 다른 스토리텔링하는 요소가 눈에 들어온다. 바깥은 어둡지만 그림을 보는 아이는 환한 불빛 덕분에 실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어 아이는 비밀 일기를 보는 기분이다. 아이가 조금 성숙하다면 이를 통해 어려운 개념으로 들어가서 '사생활'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도 깊이 있는 책읽기가 될 수 있다. 실내에 있는 사람은 바깥이 어둡기 때문에
2018-01-31 14:5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