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음식 ‘피자’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앞섰다.
피자는 1985년 글로벌 브랜드 피자헛이 이태원에 매장을 열면서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음식이었다. 그러나 현재 피자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억 원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이만큼 시장이 커질 수 있었던 것은 국내 피자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피자헛(대표 이승일)과 미스터피자 덕분이다. 특히 1990년 뒤늦게 시장 진출한 미스터피자가 글로벌 브랜드인 피자헛을 누르고 2008년부터 피자업계 1위로 올라서면서 피자 시장은 더욱 커졌다. 국내 1위를 달리던 글로벌 브랜드 피자헛을 꺾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미스터피자가 피자헛을 이기기 위해 공들인 것은 바로 ‘맛’이었다. 기름 좔좔 느끼함의 대명사였던 기존 피자와 달리 미스터피자만의 담백한 맛을 내세운 것. 창업 이래 한결같이 저온 숙성시킨 100% 생도우를 손으로 때리고 직접 토핑한 후 석쇠에 구워 기름기를 없앴다.
또한 미스터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피자 토핑으로 사용하며 참신한 시도를 진행했다. 2500만판이라는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쉬림프골드’나 미스터피자 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린 ‘게살몽땅’ 등이 바로 그것.
이밖에 피자 고객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것에서 착안해 여성 위주 프로모션과 매월 7일 여성들만 할인해주는 우먼스데이 등도 전개하고 있으며, 유리창 너머로 도우를 휙휙 돌리며 공중으로 집어 던져 소비자들에게 ‘수제’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 또한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
반면, ‘불고기 피자’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신메뉴를 개발하며 선두 자리에 있던 피자헛은 미스터피자가 1위에 오를 2008년 당시 파스타로 눈을 돌렸다. 주요 상권의 피자헛 간판을 내리고 ‘파스타헛’을 다는 등 충격 마케팅도 벌였으나 반응이 좋지 않았고, 오히려 소비자들 사이에 ‘피자헛이 문 닫는 것 아니냐’는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줘 매출까지 뚝 떨어졌다.
이후 피자헛은 스마트 시리즈 등 저렴한 상품 및 할인 행사로 승부수를 걸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저가 브랜드 피자와 대형 마트 피자 등으로 인해 매출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왔던 프리미엄 이미지만 버리는 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나마 야심차게 준비한 와우박스가 출시 한 달 만에 40만개를 판매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상시 메뉴로 전환하면서 가격을 슬그머니 인상,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매장수로도 나타났다. 미스터피자는 2007년 320개 매장에서 09년 380개, 지난해 395개 매장을 운영했다. 피자헛은 07년 330개 매장으로 업계 1위를 달리다가 09년 330개로 매장수에서 패한 뒤, 시장 성장과 반대로 지난해 매장수 305개를 기록했다.
피자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다. 대형 브랜드 3곳을 제외하고도 중·저가 브랜드에 대형 마트까지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때문에 미스터피자는 사명까지 MPK(Mr.Pizza Korea)그룹으로 바꾸고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2015년까지 중국 내 1위 브랜드가 되겠다며 글로벌 브랜드로써의 목표까지 선포했다. 한국 시장 빼앗긴 원조 글로벌 브랜드 피자헛, 해외 시장은 지킬 수 있을까.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임수연 기자 (ysy@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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