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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엔 참 종거 만쑤다양, 놀멍 쉬멍 봅서"

입력 2017-05-08 11:08:04 수정 2017-05-08 1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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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 좋은 계절, 아이와 해외여행을 떠나기가 아직 망설여진다면 제주도 여행을 추천한다. 외국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경과 풍성한 먹거리,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장소가 가득하다. 3박 4일 정도면 제주도를 알차게 돌아보고 올 수 있다.

모처럼의 휴가를 얻어 여행지를 알아보던 중, 직업병이 도지고 말았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기 좋은 곳을 취재하면 어떨까? 타고난 행동력을 발휘해 여행지 검색을 시작했고,
일정과 거리 등을 고려한 후 제주도가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스무 살 이후로 한 번도 가 보지 않았기에 부푼 마음을 안고 제주도로 떠났다.



김포공항 제주항공에서 왕복 항공권을 예매했다. 공항 여기저기 붙어 있는 송중기의 사진을 보니 안구가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공항 안 파리바게트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고 비행기에 올랐다.

★ 국내선 1층 동편과 국내선 3층 12번 게이트 옆에는 유아휴게실이 있다. 기저귀갈이대, 정수기, 쇼파, 유아침대, 세면대 등이 있으니 출발 시간이 많이 남았을 경우 이용하자. 국내선 1층과 2층 일반대합실 중앙 안내데스크에 신분증을 맡기면 유모차를 대여할 수 있다. 임산부나 영유아를 동반한 부모는 탑승게이트 앞에서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우선탑승이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두면 편리하다.

제주공항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했다! 서울보다 따뜻한 제주의 햇살과 바람이 느껴졌다. 날이 좋아서 행복한 여행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먼저 짐을 풀어야 했기에 숙소로 이동했다.

★ 유아휴게실은 국내선 3층 입구 왼편, 국제선 2층과 3층 격리대합실 내부에 있다. 국내선 3층 종합안내카운터에서는 유모차를 대여해 준다. 국내선 4층 드롭탑 맞은편에는 놀이방이 있고, 공항 곳곳에서 트릭아트존을 찾아볼 수 있다.

선샤인호텔 오션뷰 예약은 진정 탁월한 선택이었다. 함덕의 바다 색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바라만 봐도 힐링되는 느낌. 동선에 따라 숙소를 다르게 잡아볼까 고민도 했지만, 숙소를 옮길 때마다 짐을 챙기는 것도 일이 될 것 같아 4일 동안 한 곳에 묵기로 했다. 아침밥 챙겨 먹기가 귀찮을 수 있으니 조식 신청은 필수.

카페 델문도 바다 앞에 위치해 함덕 해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예쁜 카페. 유명한 곳이라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웨딩 스냅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사람이 많아 빈 자리를 겨우 찾아 앉았다.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과 부드러운 빵을 먹으며 바다를 바라보니 행복 그 자체!

함덕서우봉해변 바다를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바닷가로 걸어갔다.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서 여행 첫날에 딱 어울리는 코스였다. 투명하고 맑은 에메랄드색 바다가 감탄을 자아냈다. 함덕 해변에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포켓스탑이 많아서 그런지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걷는 아빠와 아이들이 많았다. “아빠, 나 꼬부기 잡았어!” 하는 외침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저팔계깡통연탄구이 역시 제주도 하면 흑돼지다. 현지인의 추천을 받아 찾아간 곳이었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사장님이 직접 구워 주시는 오겹살을 젓갈에 찍어 먹으니 쫄깃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고기가 가득 들어간 김치찌개에 밥 한 그릇을 해치웠다.

제주 흑돼지는 불포화지방이 많아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고, 단백질과 비타민A가 다량 함유돼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들어 준다. 인, 칼륨, 미네랄이 풍부해 어린이는 물론 엄마아빠에게도 좋은 음식! 부른 배를 안고 바닷가를 산책하는 것으로 1일차 여행을 마무리했다.




에코랜드 아이들이 좋아하는 증기기관차를 타고 곶자왈 원시림을 돌아볼 수 있는 인기 장소다. 메인역에서 출발해 에코브리지역, 레이크사이드역, 피크닉가든역, 라벤더&그린티&로즈가든역을 지나 다시 메인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각 역마다 볼거리가 다양하다. 기차 안에는 바깥 풍경을 구경하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가득했다. 입장료는 어린이 8000원, 성인 1만2000원.

노루생태관찰원 키즈맘 서포터즈들의 추천을 받아 찾아간 곳. 관람로 입구에는 어린이놀이터가 있고, 산책로를 따라 걷는 동안 노루들을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노루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혼자 노루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내가 불쌍했는지 다른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어 주었다. 노루생태전시관에서는 나무 조각을 이용해 노루 모형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입장료와 먹이 체험은 각각 1000원이다.


메이즈랜드 세계에서 가장 긴 미로 테마파크. 실제로 미로 안에 들어갈 수 있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미로퍼즐박물관 안에서는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퍼즐들을 체험할 수 있다. 유모차 대여 서비스도 제공해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에게 편리함을 더했다.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예능 ‘런닝맨’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입장료는 어린이 6000원, 성인 9000원.

벵디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엄청나게 배가 고파졌다. 인스타그램에서 세화해변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찾아갔다. 문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는 돌문어덮밥이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 뿔소라가 가득 올려져 있는 뿔소라톳덮밥도 인기다. 가게 규모가 크지 않아 웨이팅이 필수지만 운이 좋으면 세화해변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다. 매장 안이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아기의자를 준비해 두신 사장님의 센스!

슈가바당 세화해변 근처에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예쁜 카페들이 많다. 아이 엄마들이 여유롭게 수다를 떨고 있던 슈가바당에 들어갔다. 제주도의 맑은 바다를 보고 자랄 아이들이 부러워졌던 순간. 직접 담근 청으로 만든 에이드가 일품이다.

세화해변 파란 물감을 푼 듯한 바닷물이 아름답게 빛나는 해변. 어떤 바다를 찍더라도 그림이 되고 엽서가 된다.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유의 바닷물 색 덕분에 제주도 드라이브에서 빠지면 서운한 곳.

감귤농장 제주도 귤을 직접 따서 먹어볼 생각에 부풀어 있었는데, 나무에 열린 귤을 이미 땄기 때문에 감귤 체험을 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농장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천혜향, 레드향, 한라봉 등을 종류별로 맛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성산일출봉 제주도를 생각할 때마다 머리 속에 떠오르던 이미지가 현실로 나타난 곳. 성산일출봉 가는 길에는 유채꽃이 가득 핀 들판이 있는데, 1000원을 내면 유채꽃밭 안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산 아래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들과 바다 옆에 우뚝 솟은 산을 보며 제주의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자동차로 10분 거리에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있다.

잠녀해녀촌 원래는 회를 먹을 계획이었는데 현지인 추천을 받고 열심히 찾아간 곳. 전복, 해삼, 성게미역국을 주문했는데 모두 신선해서 비린 맛이 없었다. 가격은 착하게도 한 접시에 1만원.



스타벅스 제주 스타벅스에서만 판다는 꿀땅콩라떼를 맛보기 위해 제주공항 근처 스타벅스를 찾아갔다. 제주산 콩으로 만든 두유에 은은한 향의 유채꿀이 어우러진 음료라니!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개인적으로 슈크림라떼가 더 맛있었다. 꿀땅콩라떼는 입안에 계속 텁텁한 느낌이 감돌았달까.

해안도로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다 오설록티뮤지엄에 가기로 결정! 이효리의 동네로 유명한 애월 쪽을 지나가던 중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곳이 눈에 들어왔다. 서언·서준 형제가 방문했던 키즈카페 파파월드, 실내 사파리 테지움, 경마공원인 렛츠런파크 등이 몰려 있었다. 렛츠런파크에서는 놀이기구와 말을 탈 수 있고 만들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오설록티뮤지엄 제주도 여행 필수 코스로 꼽히는 곳. 아모레퍼시픽이 개관한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으로 입장료는 없다. 박물관 옆 이니스프리 매장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직접 비누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진한 녹차 아이스크림과 넓은 녹차밭에서 찍을 수 있는 사진도 놓치지 말자. 오설록티뮤지엄 주변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헬로키티뮤지엄과 세계 자동차박물관, 동백꽃이 아름다운 카멜리아힐이 있다.

서귀포 올레시장 식사도 하고 기념품도 살 겸 들렀던 올레시장. 흑돼지꼬치구이, 꽁치김밥, 여러 가지 분식을 한 그릇에 모아서 담아주는 모닥치기 등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했다. 개인적으로 분식을 좋아하지 않아 모닥치기는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맛이었다. 삼둥이가 반했다는 한라봉주스 외에도 잣꽈배기, 유자도너츠, 귤빵 등이 아이들 영양간식으로 괜찮아 보였다. 기념품을 살 때는 인심 후한 사장님께서 감귤초콜릿, 타르트 등 다양한 간식 맛을 보여 주셔서 생각보다 많이 사게 됐다.

쇼디치 세화 해변을 다시 찾았다.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카페 쇼디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시장에서 너무 많이 먹었는지 소화가 안 되는 느낌. 제주도에서는 과식을 주의해야겠다.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카페 앞 포토존에서 해맑게 사진을 찍으시던 중년 아저씨들의 모습이 귀여워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세화해변 아이들에게 나뭇가지 하나만 쥐어 주면 온 해변이 전부 아이의 스케치북으로 변신한다. 그 동안 엄마아빠는 인생 사진을 찍으시길. 다만 바람이 많이 불어 셀카 촬영이 어려울 수 있다. 사진을 찍고 카페 쪽으로 다시 올라오려는데 생각보다 가팔라서 여러 번 미끄러질 뻔했다. 미끄러지면 목에 걸린 카메라를 보호해야겠다고 돌 위에서 진심으로 다짐했던 순간.

해변가 도로에서는 실제 말이 끄는 마차도 운행하고 있어 아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노을빛으로 물드는 바다를 보고 숙소로 돌아와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DAY 4
제주공항 면세점과 쇼핑몰을 안 가면 왠지 서운하다. 면세점 구경을 하는데 엄마 등에 업힌 아이가 진열된 립스틱 한 통을 들고 다 먹어 버렸다. 엄마는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야 한다더니…. 쇼핑몰에서는 집에 가서 저녁 차릴 힘이 없을 것 같다며 급하게 흑돼지오겹살과 갈치속젓을 사는 엄마도 만났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에게 리스펙트.

김포공항 서울로 돌아올 때도 제주항공을 이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기도 전에 제주도가 그리워지는 느낌이었다.

여행하는 동안 내 한 몸 건사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어린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엄마들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제주도의 자연, 음식, 카페와 함께 한다면, 쌓였던 육아 스트레스가 제주도 바람에 몽땅 날아가는 힐링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아이들과 가기 좋은 제주도 핫플레이스

나르미 (blog.navet/com/jey1127)
“아이와 함께 제주도에 간다면 저는 세계자동차박물관을 추천합니다. 유모차가 없어도 푸쉬카를 태울 수 있어 아이들도 좋아하고 엄마아빠도 편해요. 교통 체험 후 면허시험을
보고 나면 36개월 이상 아이의 경우 면허증도 발급해 준답니다. 더 어린 아이들은 체험만 할 수 있어요.”
입장료 성인 9000원, 어린이 8000원

달링맘 (blog.navet/com/dewdoll)
“저는 곶자왈 환상숲을 추천해요. 아이들에게 자연을 많이 보여줄수록 창의력 발달에 좋다고 하더라고요. 해설과 함께 제주도 자연의 독특한 지형과 생태계 등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어요. 남편에게 이렇게 좋은 곳을 어떻게 알았냐며 칭찬했을 정도였답니다.”
입장료 성인 5000원, 어린이 4000원

지유파파 (blog.navet/com/limky5882)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추천해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산책로와 동물 먹이 주기, 승마, 화산송이 맨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답니다. 넓은 부지에 조성돼 산책하기에도 좋죠. 아이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 듯해 뿌듯합니다.”
입장료 성인 1만1000원, 어린이 8000원, 감귤체험 5000원, 승마체험 1만원

정주부 (blog.navet/com/jjw_0322)
“사진 찍기 좋은 이호테우 해변을 추천합니다. 아기와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목마가 있는 곳이에요. 특히 일몰 시간대에는 두 목마 사이로 해가 지는 사진도 찍을 수 있으니 여행 일정 계획하실 때 참고하세요.”
입장료 무료


여미지식물원
계절별로 다르게 피어나는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온실식물원과 옥외식물원이 갖춰져 있으며 관람 소요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한국, 일본, 이태리, 프랑스정원을 조성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93
문의 (064)735-1100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요금 성인 9000원 어린이 5000원

아쿠아플라넷 제주
아시아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 500여 종 4만8000여 마리의 해양 생물들을 볼 수 있으며, 초대형 수조 ‘제주의 바다’를 볼 수 있다. 아쿠아리움(수족관), 오션아레나(공연장), 마린사이언스(과학관)를 운영한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95
문의 (064)780-0900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관람요금 성인 3만9500원 어린이 3만5900원

테지움 제주
테디베어를 포함한 각종 동물과 새, 꽃 등을 실제 크기의 봉제인형으로 만나볼 수 있는 테마파크. 사파리존, 아마존, 아쿠아존, 테디문명 존 등의 공간에서 인형을 직접 만지고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2159
문의 (064)799-4820
운영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7시
관람요금 성인 1만500원 어린이 8000원

제주 공룡랜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공룡 모형이 가득한 곳. 갖가지 화석이 전시된 박물관이 있으며 손페달보트, 미로공원, 새 모이 주기, 조랑말 체험장, 도자기 만들기, 화석 발굴 등의 체험 활동을 운영한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광령평화2길 1
문의 (064)746-3060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관람요금 성인 9000원 어린이 6000원

위 기사는 <키즈맘> 5-6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매거진 키즈맘 구입처
http://kizmom.hankyung.com/magazine


노유진 키즈맘 기자 genie89@hankyung.com 사진 제주관광공사 일러스트 박주현, 신주영
입력 2017-05-08 11:08:04 수정 2017-05-08 1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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