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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폭력을 낳는 ‘아동학대’ 악순환…”훈육은 처벌이 아닌 가르침”

입력 2017-09-12 16:15:56 수정 2017-09-12 17: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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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저도 자연스럽게 옆에서 많이 맞았죠, 맞은 이유는 지금도 몰라요.”

아동학대 문제로 심리치료를 받은 A씨(40)가 가족 심리상담사에게 털어놓은 얘기다. A씨는 5살 된 아들과 7살 된 딸을 키우고 있는 평범함 가정주부다. 하지만 아이들이 조금만 실수를 하거나 다투는 모습을 보이면 폭력과 폭언을 서슴지 않는 무서운 엄마로 돌변했고 이러한 행동이 점차 심해지자 그녀는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

심리검사를 진행한 상담사는 “A씨는 아동학대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며 “어린 시절 가정 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자존감이 낮아졌고 부모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형성되지 않아서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양육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아동 학대가 자녀에서 자녀로 대물림 된다는 점이다. 매도 맞아 본 놈이 더 잘 때린다는 말처럼 아동학대의 피해 아동들은 학교에서는 왕따를 주도하거나 커서는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실제로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들 중 30~ 60%정도는 자신들이 어릴 때 부모로부터 학대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 "올바른 훈육은 처벌이 아닌 가르침"
부모는 ‘사랑의 매’라는 미명하에 아이에게 체벌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2015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의 경우가 79.8%으로 가장 많았으며,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전체 아동학대사례의 82.3%에 해당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계부, 계모에 의한 학대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이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약 18배 이상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복지사인 심연이(31)씨는 학대 부모 대다수는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훈육했다”며 “내 아이 내 방식대로 훈육하는데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이어 “아이는 내 소유물이란 인식이 강할수록 체벌, 폭언 등 아동학대에 가까운 훈육을 한다”며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개인의 인격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참사랑 정신과 이미숙 원장은 “올바른 훈육은 처벌이 아니라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녀가 옳고 그른 것의 차이점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변의 아동학대 신고는 이렇게
아동학대는 멀리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바로 내 옆집의 일일 수도 있다. 만일 아이의 울음소리나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거나 상처에 대한 보호자의 설명이 모순되는 경우, 계절에 맞지 않거나 더러운 옷을 계속 입고 다니는 경우, 뚜렷한 이유 없이 지각이나 결석이 잦은 경우,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 아동학대를 의심해봐야 한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면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다. 신고자의 이름과 연락처, 아동의 이름과 성별, 주소, 학대의 의심 이유 등 자세한 내용을 국번 없이 112 또는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한다.

전문가들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변 어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절실하다”며 “아동학대가 의심될 때는 망설이지 말고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신애 키즈맘 기자 loveu@kizmom.com
입력 2017-09-12 16:15:56 수정 2017-09-12 17: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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