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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카페에 가고싶다

입력 2017-10-27 13:28:01 수정 2017-10-27 13: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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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아닌 '웰컴키즈존'이 필요한 이유③



최근 종료한 <신혼일기2>의 나온 모델 장윤주는 우리가 알고 있던 탑모델이 아닌 남편 정승민의 아내이자 딸 리사의 엄마로 그리고 육아에 많은 고민을 가진 보통의 여자, 장윤주의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과 편안한 옷차림으로 나와 출산 후 달라진 몸과 생활에 대해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특히 장윤주는 남편과 대화하며 “영화관에 올해 한 번도 못 갔어”라며 육아로 잃은 자신만의 시간에 대해 토로했다.

목동에 사는 30대 워킹맘 A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지난 3월, 아이를 낳은 이후 반년 넘게 카페에 앉아있던 적은 세 번뿐이고 남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주로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마셨다고 했다. 자신은 급할 때 친정엄마가 아이를 돌봐주셨지만 독박육아를 하는 다른 친구들을 소식마저 끊긴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를 가진 부모 중, 엄마는 특히 영화관은커녕 집 앞 카페도 나가지 못하는 일상을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까지도 견뎌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노키즈존(No Kids Zone)'이 하나의 사회현상이 돼버린 지금, 엄마들이 갈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이들은 아이를 데리고 카페를 가고 싶으면 키즈카페에 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키즈카페는 이름처럼 아이를 위한 카페이지 엄마를 위한 카페가 아니다. 물론, 가게의 테마 등 각 사정에 따라 아이와의 방문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와 양육자는 무조건 민폐를 끼칠거라 속단하는 원천적인 고객 선별 고지 행위가 과연 옳은 것일까? 우리는 물음을 던져봐야 한다.

이에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대가 있고 엄마와 아이의 출입을 환영하는 '웰컴키즈존(welcome Kids Zone)'이 그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키즈맘에서는 수유실이 구비 된 일반 카페를 찾아가 의견과 경험에 대해 들어봤다.

부산 정관에 개업한 카페블랑은 맛있는 음료와 케이크는 물론, 부산의 핫플레이스는 모두 맡았다는 ‘디자인포커스’의 인테리어로 2030 세대의 SNS에 단골로 올라오는 카페다. 하지만 우리가 이곳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키즈카페가 아닌 일반 카페인데도 ‘수유실’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카페 주인이 남성인데, 어떻게 수유실을 만들게 된 계기를 물었다.


일반카페에 수유실이 있는것이 놀랍다
장사 하는 사람 이전에 손 많이 가는 6살, 18개월짜리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정말 갈 데가 없더라. 그냥 유모차만 끌고 다녀도 애 엄마한테 ‘맘충’이라고 한다. 나도 아이를 데리고 다니다 보면 주변에서 애들 자체를 짐으로 생각하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특히 아내가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카페에서 추방당하듯 쫓겨났다” 고 말하는 데 마음이 좋지 않아 카페를 차릴 때 수유실을 꼭 놔야겠다고 결심했다.


'수유실'을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
반대가 엄청났다. 아내도 테이블 하나라도 더 놓자고 말하고 주변 사람들도 아이들이 많으면 장사가 안된다고 엄청 말렸다. 그런데 도리어 반대를 하니 더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 지금은 가족들이 수유실을 잘 만들었다고 한다. 손님들의 반응도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좋았다.
물론, 처음 한 달 정도는 특히 젊은 손님들이 싫어했다. 카페에 혼자 책을 읽으러 오는 분들이 많았는데 아이들이 시끄럽다며 노키즈존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래서 “저녁에 방문하면 애들이 없다. 그때는 조용하다”고 안내했더니 이제 낮에는 아이와 함께 엄마들이 오고 저녁에는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는 손님들이 온다.

카페의 수유실, 장점과 단점
단점은 전혀 없다. 관리도 어렵지 않다. 쓰레기들은 휴지통에 다 넣고 알아서 치워준다. 경험상 아이 기저귀를 갈다 보면 당연히 주변이 더러워지는데 수유실이 생기고 오히려 청결해진 것을 느낀다. 카페를 오픈할 때 공사문제로 수유실이 보름 정도 늦어졌던 때와 비교하면 더 쾌적해졌다. 수유실 덕이라고 생각한다. 또 좋은 점은 수유실 방음이 잘 되는데 아이가 너무 울어서 감당이 안 될 때는 수유실에 잠깐 들어가 아이를 달래기도 하는 등 쓸모가 많다.

지금껏 기자가 취재한 결과, ‘웰컴키즈존’의 운영자들은 모두 실제 육아맘과 육아대디였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일반 가게들이 양육자와 아이를 배려하는 부대시설이 부족하고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느꼈기에 가게 주인의 입장이 아닌 부모의 마음으로 시설을 설치했다.
현재 저출산 문제가 사회현상이 된 지금, 개인의 노력에 기댈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수유실 등의 양육에 도움 되는 시설을 설치한 가게에 혜택을 줘 사회적 인식을 고취하는 것은 어떨까? 무조건 출입을 금지하는 식의 단편적인 해결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그들을 배려해주고 서로 공생해나갈 방법이 무엇인지 개인과 정부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카페블랑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산단2로 59
전화 051-728-6776


사진: tvN 신혼일기2 방송 캡쳐

송새봄 키즈맘 기자 newspring@kizmom.com
입력 2017-10-27 13:28:01 수정 2017-10-27 13:45:33

#노키즈존 , #수유실 , #기저귀교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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