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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읽는 키즈맘]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

입력 2018-02-26 12:00:08 수정 2018-02-26 1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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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 라니,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대부분은 엄마를 미워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생각 할 것이다. '효'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엄마를 원망하거나 비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분명 '엄마'는 가족을 위해 많을 것을 희생하기도 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소중한 존재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익명성을 빌려 엄마와의 갈등을 얘기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지고, 남몰래 상담소나 정신과를 찾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다고 하는 엄마와 딸 사이라지만 드러나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다부사 에이코 역시 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게 되면서 만화를 그리게 됐다고 한다. 이 책은 일본에서 어머니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모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자기중심적인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딸의 자립 이야기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는 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하던 딸이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 진정한 자립을 하는 과정을 그린 다부사 에이코의 데뷔작이다.
이 만화는 작가가 어려서부터 겪어온 엄마와의 갈등과 독립과정을 수십 개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로 펼쳐낸다. 에이코의 엄마는 지나치게 친절을 베풀다가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갑자기 심하게 화를 내는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이다. 작은 일에도 과하게 화를 내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에이코는 모든 것이 자기가 못났기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강제로 학원에 다니게 하고,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학교 행사에 못 가게 하고, 싸우면 직장까지 전화해서 화를 내는 등 엄마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에 괴로워하던 에이코는 엄마로부터 독립을 결심한다. 에이코는 엄마가 짠 인생 스케줄, 엄마의 통제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고 자아를 확립하고자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내 인생을 지켜내려면 엄마를 미워할 용기도 필요하다

에이코는 엄마에게 벗어나기 위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집을 나와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지만 알바를 구할 때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남에게 물어보거나 결혼반지를 사러 가서 마음에 드는 반지가 있다고 말하지 못하고 후회한다. 무엇이든 엄마가 결정한 탓에 작은 일 하나도 소신껏 결정하지 못하고, 남이 자신의 결정을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워하는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런 에이코의 문제는 첫 번째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자기 집에 얹혀살고 있다는 이유로 돈을 요구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폭언을 하는 등 엄마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남자친구에게 무시를 당하면서도 끊임없이 그의 요구를 들어준다. 첫 번째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남편과 만나기까지 인간관계에 대해 시달린다. 심지어 에이코는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남편과 자신의 아이를 대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그토록 닮기 싫어했던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에이코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한다. 정신과 상담과 모임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 관련된 책을 읽는가 하면 최면 치료까지 받는다. 마침내 에이코는 이 모든 일이 나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기 비하와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자신의 엄마 역시 낮은 자존감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엄마를 이해해보려는 단계까지 발전했지만, 엄마에 대한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엄마와 연락을 끊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면서 진정한 자아와 행복을 찾게 된다.

엄마의 딸, 딸을 가진 엄마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코믹한 그림체와 만화책이라는 장르로 일견 가볍게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웃어넘길 수 없다.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부모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려는 투쟁의 기록이다.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립에 이르기까지 자식으로서 느끼는 혼란과 불안, 죄책감, 괴로움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기에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물론, '에이사'에게 공감 못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다만 우리 모두는 엄마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 자기중심적 사고와 강압적인 태도가 자녀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스트레스로 돌아오는지, 이런 행동이 자녀의 인생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아야 한다. 엄마는 딸의 미래이고 엄마에게 받은 상처는 딸에게 대물림 되는 법이다.

또한 '에이사'에게 공감하고 그녀처럼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도 가족과 인연을 끊기는 어렵다. 다만 이 책에 나와 있는대로 부모와 자녀 사이에 '건강한 경계선'을 설정함으로써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되어 정체성을 되찾도록 인도하는 법을 시도해보자. 특히 엄마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과 죄책감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남들에게 말 못할 부모에 대한 고민과 상처들을 대신 거침없이 밝혀주는 이 책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송새봄 키즈맘 기자 newspring@kizmom.com
입력 2018-02-26 12:00:08 수정 2018-02-26 12:00:08

#엄마 ,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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