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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톡] 추석이 출산 예정일인데, 시댁 꼭 가야하나요?

입력 2018-09-19 14:59:47 수정 2018-09-19 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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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출산 예정일은 추석 당일이다. 보는 사람마다 배가 하늘로 치솟았다고 할 만큼 출산 날짜가 임박한 상황이다.

출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A씨에게는 만삭인 상태로 추석 날 시댁에 가는 것도 부담스럽다.더구나 며칠 전에 시아버지를 보고 와서는 더욱 심경이 복잡해졌다.

시아버지가 “뱃속 아기는 추석 지나고 나오겠지. 넌 추석 때 시댁 와서 쉬다가라”라고 부부에게 전한 것. 옆에서 듣던 남편이 “시댁에서 어떻게 쉬어. 쉬는 건 집에서 쉬어야지”라고 말하자 시아버지에게 “왜 못 쉬어. 누워서 티비 보고 어머님한테 애교도 피워야지”라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 건 아니지만 명절 기분 내려고 나물이며 전이며 많이 부친다. 또 시댁이 가까운 편이지만 형님도 임신 중이라 누구하나 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솔직히 어떻게 맘 편히 쉴 수 있겠느냐'며 '눈 딱 감고 가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행동하는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들으신 대로 가서 배 째라 하고 그냥 쉬세요. 자고 싶은 대로 자고 밥도 차려달라고 하고.”,“애교나 피우라니, 며느리가 강아지인가?”,“자기 몸 아니라고 참 쉽게 말씀들 하시네. 혹시 모르니 출산&입원 준비물 들고 가세요.”,“아무리 가까워도 그렇지 시댁에서 어떻게 쉬라는 건지, 출산 예정일에 부르는 시댁도 참 답이 없네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어린 두 쌍둥이를 키우면서 셋째 임신 7개월 차인 B씨도 고민이 만만치 않다. 추석 때 시댁에 가져가려고 송편과 식혜를 만들던 B씨는 시어머니로부터 온 5통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다.

전화를 걸자 시어머니는 대뜸 “25일날 오지 말고, 쌍둥이들 보고 싶으니 22일날 너 혼자 먼저 내려와라”고 전했다.

이어 B씨가 ‘그건 제가 몸이 힘들어서 안되겠다’고 의견을 전하자 시어머니는 ‘시댁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 며 남편을 뺀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서 B씨를 혼내기 시작했단다.

B씨는 ‘제가 홀몸도 아니고 KTX타고 1시간 반 거리를 가야한다. 물론 힘들어도 갈수야 있겠지만 임신 7개월 차에 전치태반과 조산기로 고생 중인데 쌍둥이들까지 데리고 혼자 먼저 내려오라니 기가 찬다’라고 토로했다.

B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전치태반이 얼마나 위험한데.. . 착한 며느리 코스프레 하지 말고 할 말하고 사세요. 스트레스 받으면 태교에 안 좋습니다.”,“내려와라 하면 내려가고, 올라가라 하면 올라가야 하나요? 왜 명령조인지?”,“일단 단톡방에 남편 초대해요. 그렇게 스트레스 받다가 조산하면 어쩌려고 저러는 건지 모르겠네요.”와 같은 댓글을 달았다.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고 조상의 음덕을 기리기 위해 모이는 민족 대명절 한가위.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턴가 ‘명절증후군’이라는 사회 문제가 부각돼 왔다. 1인 가구 증가와 동시에 앞으로 명절문화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임에도 며느리들은 아직도 명절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다. 많은 양의 가사노동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주부들은 연휴 날이 오기도 전부터 이런저런 걱정을 하며 불안 증세를 느낀다. ‘출산을 코앞에 둔 며느리가 시댁에 가야하는가’와 같은 문제들은 정답이 없는 부분이기에 더욱 혼란스럽다.

명절 전 며느리들의 호소글을 읽던 한 누리꾼은 '가정 내 막무가내 식 역할 강요보다는 각 개인의 상황에 맞는 가족들 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네요. 갈등상황에 대해 개인만이 문제의식을 느끼며 끌어안는 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지 않나요.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합의점을 찾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명절문화는 없어질 겁니다'와 같은 의견을 달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18-09-19 14:59:47 수정 2018-09-19 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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