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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육아가 유난히 고된 날이었나요?<上>

입력 2019-01-11 18:12:27 수정 2019-03-26 19: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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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큼 일이 잘 안 풀린다. 할 일은 산더미인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 대책 없이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기자가 이소영 작가를 만났을 때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그리고 이소영 작가의 차분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문장을 읽으며 시간의 '순삭'을 체험했다. 꽉 찬 동기부여를 받고 몇 년이 흐른 뒤, 이번에는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 '육아가 유난히 고된 어느 날(씽크스마트)'을 출간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기회가 찾아왔다. 이소영 작가의 '토닥토닥' 문체(기자 마음속의 정의)를 키즈맘 독자들과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인터뷰라는 구실을 내세웠다.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다음은 이소영 작가와의 일문일답.

KIZMOM 엄마들이 모여 결성된 커뮤니티가 많아지고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어요. 이런 현상이 좀 더 확산하려면 어떤 조건이 전제가 되어야 할까요? 그리고 누구의 역할이 중요할까요?

이소영 작가(이하 이) 민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봐요. '맘충'소리를 배제한 채 공감 받고 응원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지지’도 중요할 테고요. 그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관의 협조(장소제공, 홍보 등)도 있으면 좋겠죠.

지금은 과도기가 아닐까 싶어요. 공동육아나눔터 등이 전국적으로 생기고 있으니까요. 제가 사는 횡성지역에도 공동육아나눔터가 두 곳이 있는데 안에서 밥도 해먹을 수 있고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어요. 이를 잘 활용하고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도 민관이 함께한다면 시너지가 될 수 있겠죠. 어느 정치인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공동육아방은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행정이라고. 종교시설 내 유휴 부지 활용, 신축아파트 공간 무상 임대 등 민관 협력의 방식으로 나아간다면 좋은 롤모델이 계속해서 생길 거라고 믿고 싶어요.

KIZMOM 아이가 본인을 어떤 엄마로 기억했으면 하시나요?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요. "'엄마'의 삶을 넘어 '여자'의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춤추듯 정열적으로 살았다"고 기억했으면 해요. 벌써 아이가 네 살이 되었는데 신생아 때보다는 아무래도 손이 덜 가잖아요. 그래서 또래 엄마들이 종종 "크는 게 아까워요"라고 말하기도 하고요.

제 아이도 언젠가 성인이 되겠죠. 그럼 엄마를 찾는 시간도 줄어들 테고요. 그 전부터 '엄마'인 저 역시 다양한 역할을 넘어 '여자'인 저로 살기 위해 노력해보고 싶어요. 최근에 친한 40대 작가언니가 폴댄스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저에게 첫날 배운 영상이라고 카톡을 보내왔는데 멋있더라고요. 도전하는 삶. 열정이 있어야 시작하는 거잖아요.

아이가 좀 더 크면 여행을 자주 다녀보고 싶어요. 꼭 해외가 아니어도 좋아요. '아빠, 이런 여행 어때?'라는 책이 있어요. 이 아빠는 "바람을 볼 순 없나요?", "소리는 왜 잡지 못해요?", "이 냄새는 왜 슬퍼요?", "구름 위로 걸어 다닐 수는 없어요?", "별은 왜 떨어지지 않나요?", "빗방울은 정말로 무지개가 흘린 눈물이에요?" 등 평소 아이가 던진 질문들에서 힌트를 얻어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고 해요. 추상적이지만, 엄마인 저 역시 아이와 함께 (혹은 저 혼자라도) 그런 삶의 여행을 떠나면서 살고 싶어요.

KIZMOM 육아를 하며 새로운 경험에 많이 도전했는데 가장 성취감이 컸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손재주가 없는 편이에요. 그런데 인구보건복지협회 강원지회에서 하는 육아 소모임을 통해 목도리 뜨는 법을 배웠어요. 손으로 뜨는 목도리였는데 겨울철 내내 아이가 제가 만든 목도리를 하고 다니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 역시 국가사업을 통해 하는 모임이었는데 여행 작가를 초청해 아이와 함께 여행 가는 법, 꽃차 만들기, 대학생들과 결혼 및 육아 토크 등에 참여하며 엄마들과 한 뼘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또 하나는, 라디오를 한번 진행해본 적이 있어요. 원주영상미디어센터라는 곳에서 한 코너를 했거든요. 일종의 일일 게스트라고 보면 되는데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을 때라 심지어 아기띠를 한 상태에서 라디오를 진행했어요. 지금 찾아보니 아이가 생후 6개월 때였네요. 1시간 남짓, 아이가 아기띠 안에서 자서 저와 MC가 신나게 방송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에 어린아이를 안고 와도 된다고 쉽게 승낙할 수 있는 분이 있을까요? 아이에게 마음이 열려있지 않는 한 쉽지 않죠. 그분이 바로 누구냐면, 네이버[오디오클립] - 랑이언니의 잘자요 동화, 랑이언니의 놀아요 동화를 맡고 있는 연극배우 박혜랑씨입니다. 제가 사회와 단절되었을 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주셨으니까요. 박혜랑씨가 그 후에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맡고 반응도 좋아서 지금까지 응원하고 있답니다.

KIZMOM 후배 엄마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활동을 두 가지 귀띔해주세요.

지금은 아이가 네 살 가까이 되어서 이유식 모임은 하지 않지만 지역에서 꾸준히 이어가는 다른 모임이 있습니다. 하나는 '필사하는 엄마'라는 모임입니다. 비공개로 만든 네이버 밴드에 하루가 지나기 전, 필사한 노트를 찍은 인증샷을 올리는 형식으로 진행돼요. 필사하는 데 짧게는 10분, 길게는 30여 분 걸려요. 자신만의 시간을 찾고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죠. 가끔은 오프라인에서 만나 티타임을 곁들인 필사를 하죠. 서로 읽은 책을 추천하거나 빌려보기도 합니다. 굳이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않아도 되니 필사모임은 엄마들에게 부담이 없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하나는 온라인 엄마카페 같은 곳을 찾아서 글쓰기나 좋은 습관 만들기 같은 걸 추천해요. 제가 비슷한 걸 하고 있어요. 매일 플랭크하는 모습, 건강한 식단을 찍어 올린 사진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요.

이소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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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19-01-11 18:12:27 수정 2019-03-26 19:16:33

#이소영 , #전투육아 , #육아가유난히고된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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