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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과학자 "사회적 거리두기, 2m로는 부족"

입력 2020-04-01 15:11:55 수정 2020-04-01 1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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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처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역 방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극 권장되고 있다. 특히 환자와 2m내로 접근할 경우 전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2m 내 접촉을 피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해왔다.

그런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과학자가 코로나19 감염자가 기침을 할 경우 비말이 27피트(약 822㎝) 범위 내에 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MIT의 리디아 보로위바 부교수는 수 년 동안 기침과 재채기를 유체 역학적 차원에서 연구해왔다. 그는 최근 미국 의학 협회 저널(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1930년대의 해묵은 연구 모델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서 2m를 '안전 간격'으로 제시한 이유는,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이 비행할 수 있는 거리가 통상 2m 가량이라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로위바 부교수는 "감염원이 포함된 비말이 크기에 상관없이 23~27피트(701~822㎝)를 비행할 수 있다"며 2m는 안전간격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재채기하는 사람의 8m반경 내에 당장 사람이 없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말이 주변 사물과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보로위바는 "비말의 비행 범위 안 사물들의 표면이 오염될 수 있으며, 비말핵(droplet nuclei)이라 불리는 비말의 잔여물 또한 수시간 동안 공기를 떠돌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말핵이란 직경이 1∼4㎛(마이크로미터 · 0.001㎜)에 이르는 물입자로, 직경 10마이크로의 큰 물입자가 증발했을 때 남는 작은 비말을 말한다.

보로위바는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한 가지 예시로 중국에서 작성된 코로나19 보고서 내용을 언급했다. 해당 보고서는 "바이러스 입자들이 코로나19 환자 병실의 환기 시스템 안에서 발견됐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여러 국가에서 발표한 거리두기 지침은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것이 보로위바의 견해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이 기존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WHO는 미국 매체 USA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해당 논문에 대해 "중대한 사안에 관한 이번 발견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고, 더 많은 정보가 확보되는 즉시 지침을 갱신하겠다"고 밝혔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
입력 2020-04-01 15:11:55 수정 2020-04-01 1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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