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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절 사실로 금품 갈취...'사회적 낙인' 없애야

입력 2022-06-29 11:28:54 수정 2022-06-29 11: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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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절 경험을 강제로 밝히겠다며 여성을 협박하는 범죄가 지속되면서 임신중절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연합뉴스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사건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헌법재판소의 불합치 결정 이후로도 "낙태 사실을 알리겠다"며 여성을 협박한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됐다. 이같은 협박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성폭행하는 등 추가 범죄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한 사례로 A씨는 2019년 8월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자신과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낙태한 사실을 그녀의 부모와 직장에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협박에 못 이겨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피해자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A씨의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다른 사례로 남동생의 아내가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던 점을 약점으로 삼아, 이를 자신의 부모(피해자의 시댁)에게 알릴 것처럼 협박해 75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어낸 사건도 있었다.

그는 남동생 부부가 연락을 피하자 피해자의 부모에게도 같은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B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을 분석해보면 피해 여성과 교제했던 남성들이 이별에 앙심을 품고 범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폭로의 상대방은 피해 여성의 부모와 직장, 지인, 새로이 교제하는 남성 등이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겠다고 협박하거나 전단을 만들어 뿌리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은 임신중절의 비범죄화 이후에도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형법 전문 한 변호사는 "과거엔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이 많았는데, 낙태죄 폐지 이후 줄어드는 추세"라면서도 "사회적 낙인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명예훼손·협박 범행은 계속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임신중절 사실을 무단으로 게시하거나 유포하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다. 창원지법은 전 여자친구의 임신중절 사실을 SNS에 올린 남성에게 2020년 12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06-29 11:28:54 수정 2022-06-29 11:30:02

#임신 , #임신중절 , #법원 , #사회 ,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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