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로 부임한 조르자 멜로니(45)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6살 딸을 데려 간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반박에 나섰다.
멜로니 총리는 16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페이스북에 "이틀간 쉼 없이 일만 했는데, 믿을 수 없는 논쟁이 벌어져 있더라"며 "내 딸을 어떻게 키울지는 당신들이 상관할 바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멜로니 총리가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위해 떠난 나흘 동안의 일정에 6살 딸 지네브라, 아이 돌보미와 함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는 "여자들이 자녀를 일터에 데려가지 않는 이유를 멜로니 총리는 아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역시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감정적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나흘간의 일정에서 과연 딸과 소중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이탈리아는 자국의 지도자가 48시간 동안 자신의 직무에 절대적으로 헌신하고 집중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일부는 멜로니 총리의 선택을 지지하지만 대체적으로 멜로니 총리가 G20과 같은 국가 중대사에 참여할 때는 국가수반의 자세로 공(公)과 사(私)를 엄격하게 구분했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우세하다.
멜로니 총리는 이런 여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엄마가 될지 결정할 권리는 내게 있다. 지네브라에게서 엄마를 빼앗지 않고 이 나라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권리가 있다"며 비판을 일축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런 논란이 벌어질 것을 사전에 예측한 듯 총선을 한 달여 앞둔 8월 30일 연설에서 "내가 총리가 된다면 나는 내 딸과 관련한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거인이자 언론인인 안드레아 잠브루노 씨와 사이에 6살배기 딸 하나를 둔 멜로니 총리는 '크리스천 엄마'를 자처하면서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옹호해온 걸로 유명하다.
멜로니 총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가수반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