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름다운 가락!-어린이 국악 음악회 [아빠 사우루스]
요즘 국립극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정말 좋은 공연이 줄줄이 이어진다. 
지난 1월에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를 보고서 감동감동!
아~우리 가락이 이토록 좋구나라며 행복해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어린이 국악 음악회다. 
국립극장이 내놓는 어린이/청소년 레퍼토리 중 하나다. 
(국립극장 레퍼토리는 연극/무용/창극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아빠 사우루스]는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서 한다. 
어린이극은 주로 이곳에서 하는 모양.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도 여기서 했었다. 
매표소 가는 길에 있는 포토존. 
다른 극장에서 하는 것처럼 화려한 포토존은 아니지만 앞에 서 있는 인형이 열일 해준다. 
어느 포토존보다 아이가 신나하며 사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공연에 아빠 들어가면 우리 집 애는 무조건 아빠를 동행한다. 
남산국악당에서 했던 [종이아빠]도 결국 아빠 끌고 갔고,
이번 공연도 [아빠 사우루스]라 아빠도 함께했다.
* 주차 *
티켓을 살 때 미리 정산하면 5시간에 3,000원
출차시 내면 4,000원이다.
미리 계산해주는 센스!
자리는 자유석이다. 
일찍 가서 줄 서면 제일 앞줄에 앉아 볼 수 있다. 
(일찍 도착했다고 여유부리지 마시고 빨리 가서 줄 서시길 추천드린다)
아이 때문에 데리고 간 아빠가 늦장을 부려 늦게 들어갔더니 제일 뒷자리.
부르르르르. 
다음부터는 아빠는 떼어놓고 가던지 아니면 아빠 들어간 공연은 안보는 걸로 해야겠다. 
공룡이 새겨진 저 판에 각종 다양한 그림들이 막 나타난다. 
신비롭고 재미있고 아름답다. 
하지만 이 공연의 백미는 바로 국악기다. 
거문고, 대금, 피리, 가야금, 해금, 꽹과리....
이렇게 많은 국악기를 한 자리에 앉아서 본 적이 있었던가 싶더라. 
아빠랑 놀고싶어하는 지우는 아빠가 잘 놀아주지 않자 아빠에게 공룡스티커를 붙인다. 
그러자 아빠가 갑자기 공룡으로 변하고
지우는 아빠 사우루스랑 하루 종일 신나게 논다. 
결국 아빠 사우루스는 다시 아빠로 돌아오고 지우와 잘 지내게 된다는 내용이다.
아빠가 등장하는 거의 모든 극은 내용이 비슷하다. 
소설이건 영화건 뮤지컬이건 마찬가지다. 
아빠는 바쁘고 아이와 놀아주지 않다가 어떤 계기로 아이와 친하게 된다는.....
하물며 [아빠 사우루스]에서 비를 피하는 장면은 [종이아빠]의 내용과도 흡사하다.
커튼콜 직전, 각 국악기의 소리를 하나씩 들려주는데 정말 신나고 좋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분들은 연주뿐만 아니라 연기도 잘하시더라. 
그리고 타악기 연주하셨던 단발머리 여자분은 어쩜 그리도 꽹과리를 잘 치시는지!
나, 23년 전에 탈패였던 여자. 장구도 북도 꽹과리도 좋아라 했었다. 
(타고난 박자치라 주로 북이랑 징을 치긴 했지만)
극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랐을 때 여자분이 꽹과리를 치시는데 나 울뻔했다. 
20대 시절 내가 그리워서. 
그 시절로 돌아간 거 같아서 그냥 막 감격스럽더라. 
국악을 이토록 쉽고 즐겁게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니!
국립극장 관계자들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