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퇴직 교사, 20년 전 약속 지키고 영면
70대 퇴직 교사가 20년 전의 장기 기증 서약을 지키고 소천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일 서공덕 씨가 각막, 피부, 뼈, 심장판막, 연골, 인대 등 인체 조직을 기증하고 영면했다고 전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즉시 이식해야 하는 장기와는 달리 인체 조직은 최장 5년까지 보관할 수 있고, 한 사람의 조직 기증으로 최대 100여 명이 삶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전주시 완산구에 살던 서 씨는 전주 농업고등학교 교사를 끝으로 30년의 공직 생활을 마쳤다.가정에 헌신적인 가장이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고인은 주위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봉사했다고 한다.그는 20년 전에 장기 기증 서약을 했고, 평소에도 가족에게 세상을 떠날 때 다른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뜻을 자주 내비쳤다.부인 최정희 씨는 "심성이 착하고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했던 고인이지만 막상 기증을 결심해야 하는 시간이 되자 망설여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의사인 아들이 강력하게 주장해 고인의 생전 뜻을 받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아들 서동주 씨는 "80세 이상 되는 분은 조직 기증이 불가능한데 평소 뜻대로 기증하시기 위해 일찍 가신 것 같다"며 "아버님의 선한 영향력으로 장기, 조직 기증 문화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2025-02-11 17:3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