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주여성, 이혼책임 남편이 더 크면 체류 자격 연장"
최근 베트남 여성 무차별 폭행 사건이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혼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면 그와 혼인한 결혼이주여성의 체류자격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대법원은 베트남 국적 여성 A씨가 서울남부출입국과 외국인사무소장을 상대로 체류기간 연장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 상고심에서 A씨의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 사람의 전적인 책임으로 이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외국인 배우자의 책임이 전혀 없어야만 체류자격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A 씨는 지난 2015년 7월 한국인 정 모 씨와 혼인신고를 한 뒤 함께 살다가 2016년 이혼소송을 했지만, 당시 법원은 이혼의 주된 책임이 있는 정 씨가 A 씨에게 위자료 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혼 책임이 A씨의 남편에게만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출입국관리법을 근거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현행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12조는 '외국인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체류자격을 연장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한국인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로 이혼하게 됐음에도 안정적인 체류자격을 부여받지 못하고 출신국으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결혼이주여성의 인권을 보호하였다는 점에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2019-07-10 09:5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