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갑자기 생긴 이명(귀울림)으로 괴로운 김 모씨(32세).
임신 초기에는 이상한 소리가 작게 들리는가 싶더니 5개월째에 들어서자 가만히 있어도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각해졌다.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아가 봤지만 임신 중이기 때문에 치료 받기가 쉽지 않다. 출산 후에는 증상이 없어진다는 말도 있지만 과연 그때까지 고통을 참으면서 태교를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임산부라면 이런 경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임신 중 이명을 앓는 산모가 많다보니 ‘임신이명’이라는 한방의학용어까지 존재할 정도. 이명으로 고통 받는 임신부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이명치료는 사실상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임신 중 스테로이드 투약은 물론이고 몸에 부담이 적은 한방치료도 자칫 태아나 산모에게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지압‘으로 이명 완화 권장
‘임신이명’의 원인은 명확히 규명된 바는 없지만 임신 중 혈류량이 증가해 귀 혈관 내의 압력을 상승시켜 청각기관 주변 혈관이나 근육에 이상이 생기는 ‘박동성 이명’이나 심한 입덧으로 인한 ‘영양결핍성 이명’ 등이 대부분이다.
변재석 이명·난청 전문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은 “임신이명은 보통 출산 후 몸이 회복되면 증상이 사라지거나 충분한 수면 및 영양소 보충 등 간단한 방법을 통해서도 호전이 가능하다”며 “중요한 것은 이명으로 인한 산모의 고통을 줄여 건강한 태교를 할 수 있게 돕는 것을 치료목적의 최우선으로 해야 하고, 이를 위해 태아와 산모에게 안전한 대증요법(증상을 완화시키는 요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변 원장은 지압 같은 간단한 생활습관을 통해 이명을 완화시킬 것을 권장했다.
우선 귓바퀴 전체를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사용, 빠짐없이 부드럽게 비벼 주거나 귀의 뿌리를 한 바퀴 돌아가면서 검지 끝으로 지압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지압법은 귀의 이문(耳門), 청궁(聽宮), 각손(角孫), 예풍(?風) 등의 혈자리를 자극해 이명을 완화시키고 청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두 손을 열이 날 정도로 비벼 허리 뒤에 대는 ‘수기온열요법’은 귀와 관계된 장기인 콩팥에 온기를 전해 청각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낸다.
▲ 산후조리 잘못해도 ‘이명’ 생겨
만약 출산 후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장부기능 이상’과 ‘신체기운의 순환장애’ 등을 의심하고 집중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실제로 적외선체열진단기를 통해 임산부 이명환자를 살펴보면 장부기능이 약해진 ‘상열허한형(가슴, 허리 등이 냉하고 머리쪽에 열이 몰린)’이나 잘못된 산후조리로 손발이 차고 소화기능이 약해져 순환장애가 있는 ‘전신냉증형(머리쪽에 열이 없지만 가슴, 복부 등이 찬)’ 환자가 대부분.
변 원장은 “면역기능이 심하게 떨어지고 비위기능이 약한 환자는 다른 산모에 비해 금방 기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몸이 회복되는 출산 3개월 후 집중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집중치료기간에는 사향, 웅담, 녹용 등 천연약재를 농축한 약침을 시술해 청신경을 회복하고 한약처방 등을 통해 간, 콩팥 등 장기기능을 강화하면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니 치료시기는 출산 후로 정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김연정 기자(kyj@km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