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라운관, 영화 스크린에 복고풍이 거세지고 있다.

물가상승, 가계소득 감소 등의 우울한 소식만 이어지는 가운데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가 추억과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 CF, 음악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런 복고풍 스타일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들은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옛 추억을 전해주고, 젊은 세대에는 새로운 재미와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


▲ ABC마트 ‘맨발의 청춘’ CF

ABC마트는 최근 새롭게 시작한 자사 TV광고 ‘맨발의 청춘’ 편에 1964년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맨발의 청춘> OST를 배경음악으로 삽입했다.

광고 중반부부터 삽입된 “맨발의 청춘은 어디로 갔나” 내레이션은 배우 신성일의 활동 당시 극중 대사를 더빙했던 성우 이강식씨가 직접 녹음했다.

비교적 느린 어조와 격조 높은 톤의 해당 내레이션은 동시녹음 상영 영화를 관람하는 요즘 세대에겐 색다른 웃음 코드를 제공한다.

또한 광고 화면 곳곳에는 옛날 주택가와 신발가게, 버스, 벽보 등 7080년대를 연상하는 거리가 등장한다.

주인공 이장우를 제외한 전 출연진은 깃 넓은 남방, 재킷, 나팔바지, 청청패션 등 당시 유행하던 의상을 입고 등장해 6080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러한 복고코드들은 ABC마트 특유의 신나고 유쾌한 스토리라인과 완벽하게 조합됐다.

광고가 나간 이후 시청자들에게 ABC마트의 기업 인지도를 전 연령층으로 확산시키고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장문영 ABC마트의 마케팅팀 팀장은 “복고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문화 코드”라며 ”당대의 모습과 문화를 현대판 ‘유쾌한 복고풍 신발 스토리’로 각색한 자사광고 ‘맨발의 청춘’을 통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ABC마트만의 신나고 재미난 쇼핑스토리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영화 <써니> 80년대로의 타임머신

영화 스크린에서도 복고풍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이달 초 개봉한 영화 <써니>는 개봉 15일 만에 전국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영화는 80년대 추억을 대표하는 공간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유행하던 음악들이 배경으로 사용됐다.

앞서 3월 말 개봉한 <위험한 상견례> 역시 8-9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연애이야기이다.
문자나 스마트폰 SNS가 익숙해 요즘은 보기 드문 자필 연애편지, 빨간 공중전화 등의 소품들을 사용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 ‘나가수’ 인기로 옛날노래 다시 듣기 열풍

매주 방송이 끝날 때 마다 실시간 검색어와 음원사이트 탑을 휩쓸고 있는 '나는 가수다' 역시 복고풍 물결의 중심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나가수’에서는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남진의 ‘빈잔’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 등 90년대 추억 속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부른바 있다.

방송이 나간 후 해당 곡뿐 아니라 원곡까지 재조명되고 있으며, 임재범, 김연우, 이소라, 김건모 등 90-200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 제 2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복고풍 음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옛날 가수뿐만이 아니다.

통기타를 둘러매고 노래하는 ‘아메리카노’의 10cm, 슈퍼스타 K2의 장재인 등 젊은 감성으로 70년~80년대 음악을 재해석해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복고풍 코드가 옛 추억을 들춰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요즘 세대들에게 이색 볼거리와 감성을 전해 새로운 문화로 창출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부분이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이민재 기자(lmj@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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