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6월의 가볼만한 여행지로 수원 화성, 경북 경주, 경북 안동, 서울 종로, 전남 순천, 전남 여수, 전북 전주 등 7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여름의 문턱 6월.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이 떠나는 사람의 발걸음 또한 가뿐하게 만든다. 많은 짐도 필요 없다. 물 한 통 들고 첫 번째 여행지 수원 화성으로 떠나보자.
조선시대 후기인 18C는 다양한 문화가 꽃을 피웠던 문예부흥기이다. 문예부흥의 정점은 문화를 사랑하고 백성의 삶을 어루만졌던 정조 때이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분원리 도공들의 푸른빛을 띤 조선백자, 다산 정약용의 설계로 완성된 수원화성 등이 모두 정조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라는 것에서도 그 말이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중 정조의 염원이 담긴 것이 있다. 임금의, 조선의 새로운 정치기반이 될 도시, 수원 화성이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자리한 수원 화성(사적 제3호)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보호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건축물이다.
성곽은 팔달산의 지형지세를 따라 나뭇잎모양으로 길게 뻗었다. 5.7km나 이어지는 성곽에는 기존 성곽의 허점을 보완하는 시설물이 가득하다.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옹성을 쌓고, 문 양쪽에 적대와 포루를 만들었으며,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성 안에 고이지 않도록 북수문과 남수문을 만들어 물길을 안정시킨 것이다.
단순히 돌을 쌓아 만든 것이 아니라 벽돌을 함께 사용해 만든 성벽 위의 건축물도 재미있다.
총 지휘시설인 장대, 전투지휘시설이자 좋은 쉼터인 각루, 군사가 다치지 않도록 방어시설을 갖춘 포루, 숨겨진 출입구인 암문, 망루이자 적극적인 공격방어시설인 공심돈, 봉수대와 포대의 기능을 하는 봉돈 등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성곽을 돌아보는 두세 시간 동안의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은 까닭이다.
완공 후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수원 화성은 축성 당시에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
그 첫 번째는 백성을 사랑하는 정조의 마음이다.
사도세자의 능원을 옮기기 위해 백성들을 이주시킬 때 넉넉한 보상금과 이주비를 지급한 일, 막대한 공사비가 들어가는 것에 개의치 않고 성곽의 길이를 늘려 많은 백성이 성안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한 일, 공사에 동원된 백성들에게 일한만큼 품삯을 지급한 일, 일하는 도중 병이 나지 않도록 환약을 지어 보급한 일 등등이다.
두 번째는 성곽축조를 도운 새로운 기계의 도입이다.
유형원․정약용 등의 실학자가 개발한 거중기, 유형거, 용관자, 석저 등의 과학기계는 불과 2년 6개월 만에 화성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세 번째는 화성을 축조하는 모든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성을 설계부터 완공까지 동원된 인부수와 그들의 출신지, 총 소요자금, 나무와 돌의 출처, 사용기계, 건축방법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화성성역의궤’가 그것이다.
수원화성이 200여 년을 지나며 무너지고 훼손되었지만 다시 복원할 수 있었던 것도 건축과정을 상세히 적어놓은 의궤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도 이 의궤가 뒷받침을 해준 셈이다.
수원 화성을 돌아보며 공심돈의 내부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이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이다.
공심돈의 내부구조는 물론 화성성역의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6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위해 화성행궁에서 베푼 진찬연의 모형 등 화성에 대한 모든 것이 이곳에 전시되어있다.
수원 화성은 걷기 좋은 길이다. 하지만 노인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오랜 시간 걷기 어렵다. 이럴 땐 연무대 앞에서 출발해 팔달산을 오가는 화성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화성열차가 출발하는 연무대에는 국궁장이 있다. 이곳에서 전통의 활쏘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수원 화성에서는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궁중무용과 풍물 등으로 구성된 토요상설공연이 열린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장용영수위의식이 진행되며,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에는 정조임금의 명으로 백동수가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의 24가지 무예를 선보이는 무예24기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장은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 설치된다. 느티나무 고목이 너른 그늘을 드리워 한낮의 따가운 볕을 피할 수 있는 장소이다.
화성행궁 안에서도 복식체험, 궁중전통체험, 민속전통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이루어진다.
그중 궁중종이꽃체험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 상에 올려 무병장수를 기원했던 복숭아꽃을 종이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꽃 한 송이, 꽃부채, 복숭아꽃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체험이 준비된다.
수원에는 수원을 시작점으로 삼은 것이 많다. 그 첫 번째는 화장실문화운동의 산실, 해우재이다.
수원은 1990년대 후반부터 화장실 문화운동을 펼쳤던 고 심재덕씨가 시장을 지낸 곳이다. 그는 '미스터 토일렛(Mr. Toilet)'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화장실문화개선에 힘썼다.
이 운동은 이후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로 화장실문화운동으로 펼쳐지면서 2007년엔 서울에서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가 열리기에 이르렀다.
해우재는 창립총회를 기념하며 자신이 30여 년 간 살던 집을 헐고 변기모양으로 지은 집이다. 실제 생활공간으로 사용하던 이 집은 이후, 수원시에 기증되어 화장실문화전시관이 되었다.
전시공간으로 탈바꿈되는 과정에서 집안의 생활시설물은 사라졌지만 집 가운데 있는 화장실만은 그대로 두었다. 화장실 양 옆 벽을 투명유리로 만들어 화장실 자체도 생활공간으로 끌어들인 고 심재덕 씨의 생각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평상시에는 이곳에 앉아 전면의 유리창을 통해 정원을 즐기거나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는 공간으로 사용했다. 볼일을 보는 동안에는 투명유리는 불투명 유리로 바꿀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과거 우리나라의 화장실과 변화된 현재의 화장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꿈과 똥 이야기, 똥과 관련된 속담 등 재미있는 화장실이야기도 가득하다.
수원을 시작점으로 삼는 또 하나는 경위도원점이다. 경위도원점은 우리나라의 모든 위치의 기준이 되는 점으로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자리한 국토지리정보원 내 지도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국토 곳곳을 다니며 대동여지도를 그린 김정호 선생의 동상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지도박물관 실내전시장에서는 고지도와 함께 현대의 지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도구가 사용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60%가 겹치도록 촬영된 두 장의 사진을 입체경을 통해 보며 지도의 입체감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여행코스]
당 일: 문화유적 답사/ 동수원IC → 수원역사박물관 → 수원화성
(화성행궁, 수원화성박물관) → 지도박물관 → 수원IC
도보여행/ 수원역 → 수원화성(팔달문 → 서장대 → 서포루
→ 서북각루 → 화서문 → 서북공심돈 → 장안문 → 북동적대
→ 북동포루 → 화홍문 → 동북각루(방화수류정) → 동장대(연무대)
→ 동북공심돈 → 창룡문 → 봉돈 → 수원화성박물관 → 지동시장 → 수원역
1박2일: 첫째날/ 북수원IC → 해우재 → 수원화성(성곽걷기, 화성행궁 체험
및 공연관람, 수원화성박물관) → 지동시장 → 숙박
둘째날/ 지도박물관 → 화성 용주사 → 화성 융건릉 → 봉담동탄고속도로
봉담IC → 귀가
[대중교통]
- 지하철: 1호선 또는 경부선 수원역 하차
- 버스: 수원역․AK프라자 버스정류장 1007, 2-2, 7-2번 창룡문․연무대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수원IC → 42번국도로 진입 → 동수원사거리 직진
→ 팔달문(남문)에서 우회전 → 연무대(주차장) → 수원화성
영동고속도로/ 동수원IC → 43번국도로 진입 → 경기도경찰청 → 창룡문(동문)
사거리 직진 → 연무대(주차장) → 수원화성
<사진정보 및 출처: 한국관광공사>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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