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할아버지 댁에 가면 삼촌들이 '노래 해봐라', '볼에 뽀뽀해라' 등을 시켰다.
어른들의 아이에 대한 애정 표시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너무 싫었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우리가 '예쁘다', '사랑스럽다'는 뜻으로 무심코 하는 행동이 정작 아이들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까?
혹시 그런 행동이 싫어도, 아는 사람이기에 또는 혼날까 봐 두려워서 내심 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주니어김영사 펴냄)'는 이런 경우 아이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성희롱 예방 동화이다.
우리보다 성적인 행동 규제의 잣대가 엄격한 서양 작가의 시선으로 씌어져, 과연 주인공 할아버지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 보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은 그 아이가 느끼는 '감정'임을 깨닫게 된다.
볼을 꼬집는 사소한 행동이라도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 아이는 단호하게 싫다고 말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주목할 만한 이유는 자신을 어린 시절부터 돌봐 준, 이웃 할아버지와 아이의 관계를 일상적으로 잔잔히 그려내고 그 속에서 변화하는 아이의 심리를 탁월하게 보여 준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나에게 행동할까?', '왜 나는 할아버지의 행동이 싫을까?', '내 감정이 과연 올바를까?', '누군가에게 털어 놓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등 단계적으로 주인공의 마음이 나타난다.
이야기의 절정에 다다르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며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해결책임을 알려 준다.
이 작품은 어린 독자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단호함을, 부모들에게는 우리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세심함을 길러 줄 것이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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