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빠는 위기감을 느낀다. 서먹하고 불편한 사춘기 아들과 지금 말문을 트지 않으면 평생 이렇게 지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아빠는 사춘기 아들과 함께 42일간의 긴 서유럽 일주를 결정한다.

1,000시간 동안 아들과 단둘이 지내다 보면 아들도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까?

‘아빠의 자격’(사월의북 펴냄)은 고씨 부자가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을 42일간의 감정 변화로 보여준다.

말없던 부자가 어떻게 수다스럽게 변하는지, 무뚝뚝했던 아들이 어떻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게 되는지, 아들을 호통치고 훈계하던 아빠가 어떻게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지 하는 것들이 담겨 있다.

여행을 통해 이제껏 알아채지 못했던 서로의 얼굴과 감정도 하나둘 알아가기 시작한다.

아빠는 아들의 표정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아들은 아빠의 인간적인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며 아빠와 아들 사이에는 같은 추억이 생기고 그것은 둘이서 할 이야기를 만들게 한다. 더 이상 아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머뭇거리지 않아도 된다.

여행은 고씨 부자에게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가르쳐 줬다.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가족이 굶주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바쁜 일상에 치여 산다.

그러다 보니 아빠는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잊고 산다.

이 책은 아빠가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딱 한 가지 선물은 참고 지켜봐주는 것,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주는 것임을 알려주고, 여행은 그것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해준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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