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다른 베개들은 엄마, 아빠, 누나와 함께 신나는 꿈을 꾸지만 탁이 베개는 꿈을 꿀 수가 없다.
탁이가 머리를 베개에 대고 자지 않기 때문이다.
탁이의 베개는 어젯밤 꿈 이야기를 나누는 베개들 사이에서 한마디도 할 수 없어 속상하기만 하다.
‘내 베게 어디 있어?’(주니어김영사 펴냄)는 꿈꾸고 싶은 꼬마 베개의 이야기를 담은 기발한 그림책이다.
꿈은 새로운 이야깃거리와 상상이 넘치는 황홀한 공간이다. 베돌이가 꿈을 꾸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일 것이다.
엄마 베개처럼 스키를 타고 쓰레기를 버리고 싶기도 하고, 누나 베개처럼 아이스크림을 계속해서 먹고도 싶다.
꼬마베개는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이나 소망하는 것들을 꿈을 통해 이루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다.
또한 베개가 꿈을 꾼다는 상상력에 천진난만한 그림이 더해졌다.
굵은 선으로 만화 같은 명랑함을 한껏 살린 캐릭터, 알록달록하면서도 깔끔한 채색 기법은 마치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인양 이야기와 어우러진다.
여자아이의 공주 잠옷, 남자아이의 푸른 내복, 잔뜩 어지럽혀진 이불장 안의 모습, 좁은 집이지만 오순도순 함께 잠을 이루는 평범한 집안 곳곳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가의 관찰력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욱 살려준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