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을 위한 추리소설은 보편적이지만 아동추리소설은 한국에서 불모지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새로 나온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기대를 갖고 읽어 보면, 두뇌를 쓰게 하고,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라기보다 권선징악의 요소들을 빌어 교훈을 심어 주기에 급급하다.
황무지 같은 아동추리소설계에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세 차례나 받은 윌로 데이비스 로버츠가 어린이를 위해 쓴 추리소설 ‘체리나무 위의 눈동자’(보물창고 펴냄)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정보화 시대가 되고, 스마트한 세상이 되면서 인간의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고 여유로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소통의 단절’이라는 검은 그림자에 대해 꼬집는다.
주인공 롭도 소통이 단절이 된 가정에 있는 아이다. 끊임없이 가족들에게 다가가려 하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어느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결국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철저히 혼자가 된 채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궁리한 끝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탈출할 뿐 아니라 사건 마무리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해낸다.
급박하고 긴장이 감도는 ‘페리나무 위의 눈동자’의 분위기에 휩쓸려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다 보면, 손에 땀을 쥔 채 몰입을 거듭하며 추리소설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또한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 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일깨워 준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