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삶이 돼버린 아이들을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놀이를 해도 전쟁놀이를 하고, 공습경보가 울릴 때 방공호로 숨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잘 자요, 대장’(고래이야기 펴냄)은 1980년 시작된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벌어진 수많은 민간이 피해 사례들 중 일부를 토대로 하여 이란작가들이 쓰고 그린 그림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소년은 이란에서 살고 있다. 전쟁 중에 소년은 한쪽 다리를 잃었고, 또 엄마도 잃었다.

소년은 많은 시간을 자기 방에서 지내며 상상 속 적국들과 싸우는 놀이를 한다. 놀이에서 대장이 된 소년이 가장 큰 소원은 죽은 엄마를 위해 복수를 하는 것이다.

상상 전쟁에서 드디어 적군 대장을 만나 복수할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소년은 적군 대장 또한 한쪽 다리를 잃은 것을 보게 된다.

그때부터 소년은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이 책은 깊이 있고 독특한 시야로 어린 소년이 겪은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 냈다.

전쟁이나 싸움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상대방을 알고 이해하게 되면 화해하게 되고, 용서하게 된다.

전쟁은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평화는 모두를 승자로 만든다.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의 연속이라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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