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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화]여자아이의 왕국

입력 2011-09-04 03:35:26 수정 2011090403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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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이 시작된 날을 이제 숨기거나 부끄럽게 여기기보다는 당당하게 축하를 받는 날로 바뀌었다.

아이에게는 몸이 성장하는 것을 실감하며 더욱 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게 되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은 몸의 변화가 익숙하지 않아 혼란스러울 수 있다.

‘여자아이의 왕국’(창비 펴냄)은 초경을 시작한 여자아이의 마음을 섬세한 글과 상징적인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월경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여성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졌다.

초경을 겪었거나 겪기 전인 여자아이부터 그림책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여성성의 소중함과 긍정적 의미를 전해주고, 따뜻한 마음을 건네는 책이 될 것이다.

주제를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글과 완성도 높은 그림은 예술적 감동까지 함께 전한다.

이 책은 여자아이의 성장을 동화 속 ‘공주’이야기로 은유했다.

벽지 위에 그려진 그림은 마치 여자아이가 혼자 방에 틀어박혀 상상에 잠겨 그린 낙서와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벽지의 무늬는 의미심장한 그림으로 되살아나고 여자아이는 동화 속 공주로 변모한다.

배가 아프고 졸리고 쉽게 피곤해지는 몸의 변화는 ‘백설 공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예민하고 우울해지는 마음의 변화는 ‘눈의 여왕’, ‘완두콩 공주’, ‘개구리 왕자’ 등을 등장시켜 풀어냈다.

첫 페이지를 펼치면 벽지에 그려진 문 사이로 첫 월경을 축하하며 작은 화분을 전하는 아빠의 손이 보인다.

여자아이는 바닥에 웅크린 채 그 손길을 외면한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아이는 아름다운 화환을 쓰고 말을 탄 채 문을 열고 당당히 밖으로 나간다.

움츠러들었던 여자아이의 마음이 세상을 향해 열리며, 여성의 당당한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공주가 고난을 극복하고 여왕이 되는 이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자아이가 여성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입력 2011-09-04 03:35:26 수정 2011090403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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