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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백불, 존재에서 기억으로

입력 2011-09-29 16:03:34 수정 2011-09-29 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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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지 않는 이상 눈을 깜박인다. 역시 그렇구나, 미노루는 깨달았다. 죽은 자는 의문을 품지 않는다. 의문을 품지 않기 때문에 깜박이지 않는 것이다. 눈을 깜박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사자(死者)가 되는 것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2009년 『우안』이후 오랜만에 작가만의 시적이고 투명한 문체가 돋보이는 장편소설 『백불白佛, 존재에서 기억으로』(소담출판사 펴냄)를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이 소설은 작가가 자신의 조부를 모델로 집필한 소설이다. 직접 어머니에게 전해들은 조부에 대한 실화에 픽션을 가미했다.

당시 그가 느꼈던 감동과 이후 자신의 가슴에 뿌리내린 전쟁과 살생, 삶과 죽음, 기억과 사랑에 대한 상념들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러일전쟁, 태평양전쟁의 패배, 그리고 고도경제성장이란 일본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오오노지마라는 작은 섬에 사는 주인공 미노루의 70년에 걸친 인생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철학적인 고찰이 장대하게 그려진다.

주인공 미노루는 칼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나 전쟁 중에는 철포 개발에 종사했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는 발명가가 된 츠지 히토나리의 외조부인 이마무라 유타카가 모델이다.

당시 군국주의로 치단 일본은 전쟁을 미화하고 일본인들은 나라를 위해서라는 군부의 말에 선동돼 전장에서 죽어갔으며, 아시아 각국에 막대한 피해와 슬픔을 초래했다.

이것이 잘못됐음을 깨달은 작가의 조부는 모든 사람은 태어난 순간 평등하다는 것을 그가 건립한 백불을 통해 말하고자 했다.

작가는 그런 조부의 메시지를 인간이 본질, 즉 인간은 태어나 결국 죽는다는 절대 피할 수 없는 사실에 기인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잘못된 나라의 선택으로 전쟁에 동조한 사실, 그리고 그런 역사를 진실로 바로잡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자칫 무겁고 철학적인 내용의 소설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쉽게 읽히고 무겁지 않게 쓰는 츠지 히토나리의 장점이 잘 드러나 있어 책을 덮은 다음에는 쓸쓸함 대신 평온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백불'은 현재까지도 일본 후쿠오카 쇼락쿠지에 보존돼 있어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백불을 보기 위해 이 절을 찾고 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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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9 16:03:34 수정 2011-09-29 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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