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과 한국을 오가며 청년조각가로 입지를 굳히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송필의 7번째 개인전 ‘Blue carpet’이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공아트스페이스 지하3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송필은 전작에서 근대 이후 인류가 성취한 ‘위대함’에 대한 비판을 자본주의 상징체들의 구김과 그 출구의 탐색으로 그려왔다.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활동을 해온 작가는 사회의 부조리와 구조를 비판하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금번 ‘Blue carpet’은 화려함, 명예로움의 상징인 ‘Red carpet’에 가려진 이면으로 우리의 허약함과 외면하고 싶은 진실, 인위적이든 혹은 자생적인 선택에 의해 소외되고 학대받는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을 나타내는 곳이다. 특히 송필 특유의 어둡고 무거운 느낌의 ‘구겨진 형상물’을 내려두고 제 몸의 갑절이 넘는 무게를 짊어 진 동물들을 등장시켰다.
“스티브 잡스는 죽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고 질문하는 작가는 “IT계의 신화와도 같은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바꿀 만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이를 잠시 거둬낸 현실에서는 삶을 위해 처절히 버둥거리며 살아가야하는 존재들이 있다”고 답한다.
즉, 세상을 바꾸는 그런 일들을 잡스가 해냈다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개인들의 무게, 그 짐들은 줄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금번 전시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실크로드’는 커다란 돌덩이를 인 채로 묵묵히 나아가는 동물의 여정을 담고 있다. 실크로드는 동서양의 교역로로, 다양한 종교와 문화 교류의 장인 동시에 이권을 얻기 위한 침략과 약탈,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에게 실크로드는 그 목적이 어디에 어떻게 있든 생존을 이어나가기 위해 어깨에 지워진 돌의 하중을 그대로 이고 나갈 수밖에 없는 깨진 유리밭길과 같다.
그러나 작가가 표현하고 있는 동물은 수배에 달하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꼿꼿하게 버텨내고 있다. 삶에 대한 절박하지만 굳건한 태도는 인간의 그것으로 치환되며, Blue carpet은 소외된 이면을 제치고 나면 서로에게서 희망을 찾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진실된 세상이 올 것이라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담겨있다.
02)730-1144.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윤지희 기자(yjh@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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