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세상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한다.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 따뜻하거나 살벌하거나 재미있거나 지리멸렬하다.
그래서 지나치게 신중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세상의 어두운 면을 가리고자 애쓰고, 대책 없이 밝고 명랑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빛나는 양지만 보라고 손가락질을 해댄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균형 감각이 아닐까.
정승희의 단편집 『눈으로 볼 수 없는 지도』(바람의아이들 펴냄)는 아이들이 그들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7편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나무와 슬리퍼 할아버지」, 「우리는 섬에서 살아」는 얼핏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이끌어내려는 듯 보인다. 하지만 가난은 때론 누군가를 겉치레 없이 투명하게 내보여주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시작하는 내 인생」, 「소금기둥」, 「일곱 살짜리 우리 형」은 생명의 탄생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그런가 하면 어린아이들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마음의 힘을 응원하는 작품들도 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지도」와 「장수하늘소에게 말 걸기」에는 아이들 마음에는 저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가 자리 잡고 있어서 그들 나름의 길을 또박또박 걸어가리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
7편의 이야기들은 저마다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한 결 같이 모든 일은 잘 될 거라고 말하는 믿음을 만날 수 있다. 이때 이 믿음은 허황된 낙관주의 때문도 아니고 건성으로 아무렇게나 내뱉은 대답도 아니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살다 보면 순진한 믿음이 꽤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논리적이고 정확한 해결책이기보다는 위로와 응원이라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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