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자영업자들도 홍대 상권으로 집중적으로 몰렸고 점포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상권 내 권리금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그래도 점포가 부족해 현재는 상수역과 합정역 방면으로 상권 영역 자체가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황금기를 구가하던 홍대 상권이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3일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홍대·명동·대학로·강남역·신림·건대입구 등 서울에서도 가장 유력한 6대 상권의 점포매물 1065개를 조사한 결과 홍대 상권만 연평균 점포 권리금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홍대 상권 점포(287개, 평균면적 135.53㎡) 평균 권리금은 1억3531만원으로 6대 상권 중 명동 다음으로 높았다. 그러나 올해(124개, 평균면적 122.31㎡)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보다 5.56%(752만원) 떨어진 1억2779만원. 홍대 상권의 연평균 점포 권리금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08년 이후 3년 만이다.
반대로 권리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림 상권이었다. 이곳은 지난해 점포(490개, 122.31㎡) 권리금이 8651만원에 불과했으나 올해(점포 282개, 평균면적 125.62㎡) 들어 23.16%(2004만원) 오르며 1억 원 고지를 넘어섰다.
이어 권리금 증가율이 높은 곳은 대학로 상권이었다. 이 곳 점포 권리금은 지난해 1억1269만원에서 15.84%(1785만원) 오른 1억3054만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명동 상권이 1억5094만원에서 1억6973만원으로 12.45%, 건대입구가 5.69%, 강남역 상권이 1.2% 각각 올랐다.
이처럼 홍대를 제외한 다른 5대 상권은 올해 창업자 증가를 호재 삼아 전반적인 내수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대 상권의 권리금 하락이 단순한 하락 이상의 의미로 느껴지는 이유다.
아울러 홍대 권리금이 떨어진 가운데 신림과 대학로 상권이 권리금 증가율 1,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즉 홍대 상권 주가가 떨어지면서 신림과 대학로가 각각의 강점을 근거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애초 홍대 상권이 발달할 수 있었던 주요인은 이웃한 신촌보다 저렴한 임대료와 문화 메카로서의 입지. 그러나 상권 위상이 계속 높아지면서 임대료는 신촌을 뛰어넘은 지 오래됐고, 문화 메카로서의 위상도 상권을 점령한 상혼에 젖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상권이 유명세를 타면서 섣불리 창업했다가 단시일 내에 폐업하거나 점포를 내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홍대에서 맥주전문점 비어홀릭을 3년째 운영 중인 신상균 대표는 “주변 업소를 보면 점주가 금방금방 바뀐다”며 “저렴한 주대의 맥주나 1000원짜리 햄버거 등 구매가 쉽고 현금회전이 잘 되는 일부 아이템을 제외하면 높은 임대료 때문에 롱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홍대에서 돈 버는 업종은 부동산 뿐’이란 이야기도 심심찮게 오가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신림은 6대 상권 중에서도 임대료 수준이 가장 낮아 부담이 덜하다는 점에서, 대학로는 소극장 연극의 메카라는 오래된 문화적 색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어 홍대 대신 이 곳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각각 홍대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신림 상권은 유동인구량이 적지 않으면서도 임대료가 저렴해 이를 선호하는 소자본 자영업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대학로는 문화소비를 선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해 1~2억 원대 자금을 가진 자영업자 선호도가 꾸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홍대 상권은 저렴한 임대료와 문화코드라는 두 가지 경쟁력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장이 가능했다”며 “기존의 위상은 유지되겠지만 비교우위를 지닌 경쟁력이 사라진 만큼 자영업자들의 신규 유입이 얼마나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윤지희 기자(yjh@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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