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계획을 다 지킬 수 없다면 이번 방학에는 아이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이라도 읽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사서가 뽑은 겨울방학 권장도서를 1~2학년, 3~4학년, 5~6학년으로 나눠 소개한다.
▲ 지렁이 카로(이마이즈미 미네코 지음/사계절 펴냄)
독일 메르딩겐 마을의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환경운동에 관한 이야기이다. 셰퍼 교장 선생님과 아이들이 쓰레기를 줄이고, 음식물 찌꺼기를 퇴비로 만들고, 나무 4만5천 그루를 심으면서 마을 전체가 서서히 변해간다.
특히 ‘율레’라는 방과 후 활동으로 마을 사람들과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은 매년 축제까지 이어져 마을 전체에 생명력이 넘친다. ‘만일 수많은 어린이들이 수많은 작은 마을에서 수많은 작은 일을 한다면 세계는 변할 것이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율레의 다양한 활동을 눈여겨 볼만하다.
▲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공룡이야기(이지유 지음/창비 펴냄)
19세기 화석을 통해 공룡에 대한 존재를 알고 연구하기 시작한 과학자이야기서부터 공룡화석을 발굴하여 자연사박물관에 전시하는 과정, 공룡의 습성과 공룡이 지구에서 사라진 이야기까지 공룡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알려준다. 관련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서 어린이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공룡을 통해 다른 고생물에 대한 흥미도 갖게 해준다.
▲ 얘들아, DMZ에서 공을 차자!(박진섭 지음/한울림 펴냄)
20년간 생태운동가로 활동했던 저자가 DMZ(비무장지대)가 생겨난 역사적 배경과 그곳의 자연생태계에 대해 상세하게 들려준다. 현재 남과 북이 정전체제로 있지만, DMZ는 생명과 평화가 숨 쉬는 땅으로 남아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담겼다.
사람들의 욕심으로 생명을 짓밟고 자연을 파괴하지 말고, 사람들이 DMZ에서 이념을 떠나 축구공을 차는 즐거운 공간이 되기를 상상하기도 한다. 아이가 DMZ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물으면 아빠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 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제인 레슬리 콘리 지음/한림출판사 펴냄)
1994년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아픔을 가진 소년의 성장기를 개성 있는 캐릭터로 섬세하게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마음속 상처 때문에 집과 학교 어느 곳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열네 살 버논이 알콜 중독자 맥신 아줌마와 지적 장애아 로널드 모자를 만나 우정을 나누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패배감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 잠들지 못하는 뼈(선안나 지음/미세기 펴냄)
대학교 유해감식센터에서 일하게 된 태오는 이름도 모르는 뼈들 앞에서 혼자 남아 음악회를 연다. 기타도 치고 노래도 하면서 편히 잠들라 말한다. 유해발굴단에서 일하는데 ‘보도연맹’사건 때 아버지와 오빠를 잃은 어떤 할머니가 찾아와 그 기억들을 더듬으며 상처를 어루만지는 걸 보며 태오는 국가유공자인 친할아버지의 증언고백을 이해하게 된다. 어른들도 잘 모르는 전쟁의 아픈 상처를 돌아보게 한다.
▲ 분청, 꿈을 빚다(신현수 지음/푸른책들 펴냄)
고려청자를 빚던 전라남도의 한 자기소에 왜구가 들이닥치고, 고려 최고의 사기장인 아버지를 잃은 강뫼가 고난과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마침내 분청사기를 탄생시킨 이야기다. 가진자들 만이 쓸 수 있었던 고려창자와는 달리 분청은 임금에서 일반 백성에까지 널리 쓰였던 그릇이다. 한 사기장의 꿈인 새 시대에 걸맞는 새 그릇을 창조해 낸 것 이다.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매달렸던 강뫼의 강직함을 배울 수 있다.
▲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김려령 지음/문학동네 펴냄)
동화작가 오명랑은 집에서 이야기 듣기교실을 열었다. 첫 달은 무료다. 건널목아저씨 이야기인데, 그 아저씨는 등교시간에만 나타나고 카펫을 도르르 말아서 가지고 다닌다. 아픈 기억을 이야기로 풀어내며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는 작가는 그 아저씨가 무척 보고 싶다. 만화 같은 그림이 재미를 더한다.
▲ 남사당 조막이(김소연 지음/뜨인돌어린이 펴냄)
남사당패는 조선후기에 가장 낮은 신분으로 뜨내기들이 모인 천민집단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가난한 백성들의 마음을 신명나는 놀이로 풀어주었던 민중의 광대였다. 흥수라는 이름의 소년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외할머니 댁에서 눈칫밥을 먹다가 동네에 들어온 남사당패에 반해 그들을 따라 나선다. 흥수라는 자기 이름 대신 조막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남사당패의 식구가 된 소년이 진정한 재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 우리들의 정글(존 로 타운젠드 지음/한겨레아이들 펴냄)
정글같이 치열한 삶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삼촌 집에 얹혀살고 있는 케빈과 샌드라는 어느 날 삼촌과 아줌마가 집을 나가버리자 얼떨결에 두 사촌동생을 떠맡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뿔뿔이 흩어져 아동보호소에 맡겨질 것이라고 생각한 아이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살아가기 위해 야반도주를 감행하고, 검블 선착장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다. 갑작스러운 문제와 맞닥뜨렸을 때 도망가기보다는 당당하게 맞서 해결해나갈 힘을 건네준다.
▲ 펼쳐라 세계지도(최영선 지음/문학동네 펴냄)
지구와 인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세계지도를 어린이들이 즐겁게 탐험하도록 도움을 주는 안내서이다. 하나의 커다란 대륙이었던 판게아가 맨틀의 움직임으로 땅이 쪼개졌다는 1장부터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2장부터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앵글로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남극 등 7대륙으로 나눈 후 역사 문화 지리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알려준다. 만리장성을 우주에서 볼 수 있는지, 매년 키가 크고 있는 히말라야의 비밀은 무엇인지, 남극 주인은 누구인지 등 세계 곳곳의 지리를 대륙별로 한눈에 볼 수 있다.
도움: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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