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영화화한 『크래시(1973)』, 『콘크리트 섬(1974)』과 함께 '도시 재앙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하이라이즈』(문학수첩 펴냄)는 1975년에 쓰였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최첨단 설비와 디자인을 갖춘 고층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40층으로 이루어진 이 유토피아는 고소득 직업군들만을 엄선해 받아들이지만, 아파트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입주자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야기된다. 결국 2천여 명을 수용한 문제투성이 건물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다.
식욕, 성욕, 수면욕, 배설욕만이 존재하는 원시 세계로 퇴보해 버린 사회에서, 서로를 옥죄고 이용하고 착취하는 입주민들의 모습이 시종일관 독자를 불편하게 한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정글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본모습이 소설 속 등장인물과 너무도 닮았기 때문이다.
악마성이라고 불러도 좋을 인간 내부의 야만적 본성과 사회결함의 근원을 고발하며, 테크놀로지와 인간의 나약한 정신세계가 빚어내는 불협화음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미래사회에 대한 경각심과 철학적 질문을 동시에 던진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키즈맘뉴스 BEST]
· 직장인 과반수, 올해 희망연봉 동결 예상
· ‘깜찍’ 최강희 vs ‘시크’ 황정음, 같은 선글라스 다른 느낌
· 가슴 큰 여성, 당뇨병 발병 위험 3배
· ‘푹 쉬면 괜찮다’는 생각은 금물, ‘주름’ 제대로 관리하자
· 중구, 서울 25개 구 중 평균 권리금 가장 높아
· 지저분한 가스레인지 청소, 이렇게 하면 ‘깨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