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바람의아이들 펴냄)는 청소년소설로는 보기 드물게 소비주의에 대한 묵직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주인공 위고는 물질만능주의와 소비주의에 넌덜머리를 내는 소년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유행하는 잡지 등에 열광하는 또래 아이들이 불편하고, 세일 기간에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사기 위해 미친 듯이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고 진저리를 친다.
위고는 반소비주의 운동가 그룹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결국 파리까지 가서 광고 반대 게릴라 시위를 벌이다 체포되고 만다.
“대체 뭐가 되려고 이러냐, 위고”라는 아빠의 물음에 오랜 시간 고민에 빠져 있던 그는 마침내 대답을 생각해 낸다. “나중에,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이때 자유란 무한정 의미를 확장시킬 수 있는 절대 자유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상황과 분위기, 유행, 무언의 압력, 소비주의의 광풍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이다.
무엇이든 해도 좋고, 무엇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자유. ‘사고 싶지 않을 권리’란 그런 자유를 일컫는 다른 말이기도 하다.
위고가 자기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자기 자신의 위선에 대해, 혹은 자기 자신이 나아갈 바에 대해 탐색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된다.
위고는 자신이 처한 위치를 밖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그 기회를 붙들고 치열하게 고민 끝에 나름대로 중요한 결론에 이른다. 어쩌면 자연으로 돌아가자거나, 소비자본주의에 반기를 들자거나 하는 일련의 메시지들은 부차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이 작품의 독자들이 울타리를 딛고 선 자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청소년들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라는 사실을 힘주어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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