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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열두살 샘, 'Life goes on'

입력 2012-03-23 09:58:57 수정 2012032309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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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사한 집에서 내 공간은 1층입니다.

계단을 오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왜냐구요.

나는 백혈병에 걸렸어요. 그래서 엄마는 나를 아기취급하고, 아빠는 내가 아픈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굳어져 버리죠. 심각할 필요 없는데, 이상하지 않아요? 그죠? (It's weird. Isn't it?)


빨간 자동차가 영국의 흐린 공기를 가르며 달린다.

유난히도 빨갛고 빨간 차를 타고 가는 사람은 열두살난 남자아이 샘.

자신이 아픈 것을 안다. 머리카락이 다 빠지기도 했었으니까. 하지만 덤덤하게 아빠를 위로한다. 사람들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될 뿐이다.

녀석은 연신 잘생긴 눈썹을 씰룩거리며 “It's weird. Isn't it?” (이상하지 않아요? 그죠? )라며 되묻는다. 그것도 강한 영국식 액센트로.


주된 이야기는 원제목(Ways to live forever)에서 알 수 있듯,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의 이야기다.

과학자되기, 공포영화 보기, 에스컬레이터 거꾸로 타기, 비행선 타보기, 어른처럼 술 마시고 담배 피기, 여자친구랑 진하게 키스하기, 우주선 타고 별보기 등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리스트를 작성해 병원에서 만난 절친 ‘펠릭스’와 함께 매일 실행에 옮기게 되는 것.

이 영화는 세계 17개 영화제에 출품해 13번의 상을 탔다. 게다가 열 댓살 되는 남자아이의 시한부 인생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미간을 찌푸려보아도 당최 이해가 안될 만큼 심오하거나 혹은 죽음의 단상을 보여주며 ‘인생을 열심히 살아라‘와 같은 명언을 기대한다면 금물.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경력이 복선이다. 영화는 실사 애니메이션적 요소를 통해 열 두살짜리 남자아이의 머릿속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등 환상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때문에 우중충한 시한부 드라마는 없다. 시종일관 어른스럽게 자신의 처지에 대해 생각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샘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여운을 느낄 뿐.

게다가 전지적 시점에서 흐르는 이야기의 나래이션을 주인공 샘이 이끌고 가는데, 변성기전 남자아이의 미성과 카랑카랑한 영국식 액센트는 극의 분위기를 오히려 사랑스럽게 만든다. 또한 영국의 모던록밴드 Toploader의 'Dancing in the moonlight'가 샘의 테마곡으로 쓰이며 극의 분위기를 밝고 생동감있게 이끈다.


생각만큼은 건강하고, 어른스러운 주인공의 로비케이는 사실 우리나라 나이로 10대 후반이지만 귀여운 얼굴과 미성의 목소리로 극의 몰입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따뜻하고, 사랑스런 영화다.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을 듯.

4월 12일 개봉.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송혜리 기자(shl@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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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23 09:58:57 수정 2012032309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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