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장례식장. 생각지도 못한 불청객, 할아버지가 기르고 있던 늦둥이 린의 거취가 화두에 떠오르자 다이키치는 아이의 슬픈 눈빛을 보고 덜컥 기르겠다고 말해버린다.
그날부터 시작된 동거. 아이를 들고, 업고 보육원에 뛰어 가 봐도 회사는 지각사태고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들은 특별한 동거를 통해 서로에게 또 다른 자신이 되어주며 위안이 되어간다. 다이키치와 아기 고모 린이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일본에서 힐링서적으로 불리며 히트한 여성작가 우니타 유미의 만화 ‘토끼 드롭스’가 원작인 만큼 영화는 사소한 투닥거림도 없는 이 둘을 시종일관 따뜻하고 정성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가령 영화 ‘4월 이야기’의 그 청순함이 떠오를 정도로 스크린 가득한 뿌옇고 환한 빛이 이 영화의 주제를 말하는 듯도 싶다.
다이키치는 린을 통해 스스로의 세계를 돌아본다. 다정하고 착한 그는 그녀와 있는 시간이 자신과 있는 시간이라 생각을 하게 되며 서로가 서로에게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간다. 자신을 기다리는 린을 위해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뛰어가는 다이키치의 모습이 대변하듯 마음으로 그녀를 아끼게 된다.
영화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마음을 나누는 드라마부터 직장인 엄마를 둔 아이들의 교육문제, 직장 내에서 고충을 겪는 엄마의 이야기, 또한 입양까지. 하지만 뾰족하게 문제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단 다이키치의 변해가는 생활을 통해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영화는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다정하다. 이는 배우들의 호연이 한 몫을 하는데, 특히 자다일어나 눌린 머리도 귀여워 보이는 다이키치 역의 마츠야마 켄이치는 이미 영화 ‘상실의 시대’와 ‘데스노트’, ‘나나’를 통해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해 익숙한 얼굴. 게다가 6세 소녀 린의 연기를 한 아시다 마나는 신비한 마스크와 볼록 나온 뱃살, 귀여운 젖니로 사랑스러움이란 단어가 부족할 정도다.
5월, 마음 착한 영화 한편 기다리고 있었다면 추천.
오는 10일 개봉.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송혜리 기자(shl@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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