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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날로그가 더 좋다] 국어사전

입력 2012-07-20 17:08:45 수정 2012072017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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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본인이 종이 사전, 그것도 국어사전을 굳이 한번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은 ‘무하마드 깐수’라 불렸던 정수일(78)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 때문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그가 국어사전하고 무슨 상관일까?

그는 한국어를 똑바로 쓰려고 간첩으로 수감돼 감옥에 있는 동안 2000쪽이 넘는 국어사전을 매일 대여섯 쪽씩 1년 3개월 남짓 읽어 독파했다고 한다. 모 신문기사의 이 사실은 필자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명색이 글을 쓴다는 기자로서 근본적으로 한 명의 한국 사람으로서 말이다.

요즘은 대부분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이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주로 이용하고 있어 종이사전은 더더욱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몇몇 종이 국어사전들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민중서림과 두산동아 현재는 이 두 출판사가 시장을 거의 양분하고 있다.

▲ 민중서림 ‘엣센스 국어사전’

민중서림 ‘엣센스 국어사전’은 네 종류로 다양한데, 비닐(PVC)과 가죽장정, 특장판, 특수장정이 있다.

내용은 모두 같지만 이렇게 외형을 다양하게 만든 것은 사전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용도별 필요에 따라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특수장정은 성경책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선물할 수 있게 제작됐고, 특장판은 노인 등 작은 글씨를 보기 힘든 사람을 위해 크게 책상용으로 만들어졌다. 크기가 같은 비닐(PVC)과 가죽장정은 사람들이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내지는 어떤 종이가 쓰일까? 바로 주로 쓰이는 박엽지다. 사전 내지는 무게가 덜 나가고 얼비치지 않고 잘 찢어지지도 않아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신경 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제일 비싼 종이인 박엽지가 사용되는 것이다.

수록된 내용은 앞의 일러두기와 뒤의 한글 맞춤법, 문장 부호 등 부록 외에 표제어 153,909개, 파생어 등 부표제어 3,803개, 관형구 2,783개로 총 160,495개로 이루어졌다.

현재 제6판까지 개정된 상태인데, 개정할 때는 국립국어원 자료 등을 참고하거나 사전 편집부에서 서점을 방문해 분야별 신어를 수집하는 등 노고를 아끼지 않고 뛰어다니며 이를 수정 보완해 반영한다.

▲ 두산동아 ‘새국어사전’

두산동아 ‘새국어사전’은 형태가 두 가지인데, 장년층과 노년층 등 글자가 크고 시원스러운 사전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 탁상반달색인과 탁상색인으로 나뉜다.

또한 사전 내지는 민중서림과 같은 박엽지를 사용하고, 표제어는 약 15만 3천 개가 수록돼 있다.

특히 두산동아는 2004년 개정판 제5판을 발간한 이후 매해 수정판을 펴내고 있는데, 중요 신어 추가, 국립국어원의 여러 사항을 반영해 표준국어대사전 국악 관련 전문어 정비 사항을 반영한 전문어 수정과 표준어 39개 추가 인정 사항을 반영하는 등 매해 수정 보완 작업을 하고 있다. 2012년판은 주로 2011년에 추가 인정된 표준어 39개를 반영해 펴냈다.

두산동아 어학콘텐츠팀 정병호 차장은 “언어와 문자는 그 나라 문화의 기반을 이루는 것이므로, 국민들이 좋은 국어사전을 늘 가까이 두고 이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믿음직하고 안정적인 종이사전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말 기반을 닦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무하마드 깐수’가 정수일이 되기 위해 괜히 국어사전부터 펼쳐 들었겠는가?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박근희 기자 (bgh@kmomnews.com)
입력 2012-07-20 17:08:45 수정 2012072017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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