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이어지는 강남대로 일대 상가 시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반면 강남역에서 동쪽으로 뻗어 있는 테헤란로는 최근 공실이 늘어나고 권리금이 하락하는 등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조사에 따르면 강남대로 인근 상업용 빌딩 거래시세는 지난 2009년에 비해 15~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강남역 북단의 경우 대로변 평당 매매가는 5억~6억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면 골목에서도 1층 기준 평당 1억~1억5천만원대에 상가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신분당선 출구가 접해 있는 강남역 남단은 최근 상가 분양가가 1층 기준 1억원대를 돌파했다. 점포 시세 역시 1층 15평 매장을 기준으로 보증금 1억~2억 5천, 임대료 770~1,350, 권리금 1억~2억 수준으로 지난 2009년 대비 15~20% 가량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상권이 위축되던 신사역과 논현역도 최근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신논현역에서 신사역까지 대로변 양쪽의 빌딩 거래가는 평당 1억6천~2억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일부 입지 좋은 건물은 3억을 호가한다. 점포시세 역시 논현역 대로변 1층 20평 기준 보증금 3억~7억, 임대료 800~1,700, 권리금 1억~2억 5천 수준으로 지난 2009년 대비 25% 수준의 증가를 보였다.
신사역 주변 분양상가의 경우 분양 초기 1층 평당 2억원대에 분양을 했고 현재 대부분 커피전문점, 약국, 편의점, 은행 등이 무리 없이 입점 된 상태이며 추가적인 임대료 상승이 예상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강남대로가 꾸준히 성장하는 데는 2007년 삼성타운 입주, 2009년 신논현역 개통, 2012년 신분당선 개통 등 호재가 잇따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교통접근성이 좋아지고 기업체 입주 수요가 생기면서 유동인구 증가와 맞물려 시세가 오른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자산가들이 부동산가치 상승과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빌딩, 상가 등으로 몰리는 현상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테헤란로 1층 상권은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기업체 사옥이 밀집해 있고 매장 면적이 대체로 큰 편이기 때문에 역삼역, 선릉역 주변의 경우 30평 기준 임대료 수준이 1,500~2,500만원에 달한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1층 30평 매장 기준 보증금 3억~5억, 임대료 1,300~2,000만원 수준에 임차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2010년 이전까지는 은행,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 등이 앞 다퉈 입점경쟁을 벌였을 만큼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임대료 수준은 꾸준히 오르는 반면에 공실과 권리금 하락이 눈에 띈다. 과거 2 ~ 3억씩 붙어 있던 권리금은 대부분 절반 이상 하락했거나 아예 없어졌고 역삼, 선릉, 삼성 등 역세권 일대에서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1군 프랜차이즈 매장이 권리금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테헤란로 입점을 검토하는 신규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 1,500만원 수준을 임대료 최대 상한선으로 보고 있어 공실 소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같이 테헤란로 상권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안민석 연구원은 “테헤란로의 경우 최근 기업체 수요가 판교를 비롯한 비강남권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전형적인 오피스상권의 약점으로 꼽히는 주5일근무제 영향으로 매출 발생액 자체가 드높은 임대료를 버티기에 일정 수준 한계성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한 “최근 상당수 입점테넌트가 과거에 선호하던 높은 임대료를 내는 좋은 입지로 들어가기를 꺼리면서 동시에 적자구조인 매장을 철수시켰기 때문에 테헤란로에서도 제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 강세를 보이던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윤지희 기자(yjh@km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