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지 않은 책도 말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논리
대화 속에 어떤 책의 이름이나 그 내용이 등장할 때 그것을 잘 모르거나 실제로 접해본 적이 없으면 상당히 당황하거나 심지어 수치심을 느낀다. 책 이름을 꺼낸 사람이 그런 점을 노리는 경우조차 있다. “그 책을 정말 읽어 봤습니까?”란 질문은 무례하며 사회적 금기다.
꼭 정독해야한다는 부담이 이런 사회적 금기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
하지만 실제로 아무도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책을 전혀 읽지 않은 경우, 책을 대충 훑어보는 경우, 다른 사람들이 하는 책 얘기를 귀동냥하는 경우, 책의 내용을 잊어버린 경우 등까지 독서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에서 무질, 폴 발레리, 발자크, 오스카 와일드에서 소세키, 그레이엄 그린, 움베르토 에코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여러 대가들을 인용하고 분석하며 각종 비독서의 방식과 그 미덕을 논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저자는 소위 지식인 또는 교양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책을 읽지 않고도 그 내용을 능히 파악하는지 아닌지로 구분된다는 대담무쌍한 주장에까지 이른다.
단, 어떤 비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 알아두시길.
▲ 이제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해서도 말한다
저자는 2007년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출간 이후 5년 만에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도 전편과 같은 논리인데, 그 주제를 확장시킨 것이다.
이번에는 한 번도 발 들여놓지 않은 곳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는 것인데, 세부 사실에 연연하거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대상이나 장소의 심오한 본질을 파악하는 ‘총체적 시각’을 갖춘다면 우리는 그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열정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이로써 우리의 부분적이거나 완전한 무지가 그것을 일관성 있게 논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이 세계를 좀 더 잘 이해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전작에 이어 견지하며 이 외 어떤 주제에도 해당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박근희 기자 (bgh@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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