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처의 이번 아트 클리닝 프로젝트은 댐에 쌓인 오랜 때를 활용해 만든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댐 벽은 거대한 도화지가, 오랜 세월의 묵은 때는 물감이, 그리고 청소기는 붓이 돼 그림이 탄생하는 셈. 댐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때 외에 색을 가하거나 다른 물질을 첨가하지 않으며, 세척 시에도 고압의 물외에 세제 등 화학요소를 쓰지 않기 때문에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 자연 그대로를 활용해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작업을 위해 독일의 전문 아티스트와 클리닝 전문가가 사전에 충주댐을 방문해 댐의 형태와 오염도를 측정했고 현재 댐의 상태, 그리고 주변 자연을 최대한 고려한 맞춤 그림을 완성했다. 이 도안을 바탕으로 댐을 정교하게 측량해 표식을 찍고, 이를 연결하면서 세척을 진행해 그림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충주댐에 그려지는 그림은 대한민국의 기상과 얼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소나무다. 권위와 용맹, 풍요와 희망을 상징하는 동물인 호랑이와 지조?절개를 나타내는 소나무는 예로부터 관리들의 관복에 새겨지거나 민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등 우리민족에게 의미 있는 상징물이다.
도안을 구상한 독일의 클라우스 다우벤 교수는 “충주댐은 때가 균일하게 생성되지 않고 얼룩져서 생긴 것이 난관이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댐의 상태는 호랑이의 얼룩무늬를 더욱 생생하게 하는 장치로 역이용될 것이며, 산으로 둘러싸인 주변 환경을 통해 호랑이가 숲에서 나오는 느낌이 더욱 살아날 것”이라고 전했다.
카처의 이번 프로젝트는 30년 넘게 이어온 세계 문화유산 클리닝 캠페인의 일환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10년마다 한 번씩 세척을 진행하는 리우 데 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1980, 1990, 2000, 2010)을 비롯해,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1985), 독일 연합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1990), 이집트의 멤논 거상(2002), 미국의 러시모어 대통령 조각 바위산(2005), 미국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2008) 등이 있으며, 전 대륙에 걸쳐 90여 곳에서 진행됐다.
카처의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수자원공사의 협력을 받아 이뤄지며, 1985년 완공 이래 충주댐에 쌓인 세월의 때가 예술로 탄생해 향후 충주호를 중심으로 한 주변지역 명소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이승연 기자 (lsy@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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