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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신간]《모르는 척 공주》

입력 2012-10-11 10:49:37 수정 2012101110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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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모르는 척 딴청을 피우곤 합니다. ‘엄마 아빠 왜 자꾸 싸워요? 이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거예요? 정말로 같이 살기 싫어요? 이혼할 거예요?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버려지는 거예요?’ 수많은 질문을 꾹꾹 삼킨 채 말입니다. 제가 아는 척을 하면 가슴 속에 품은 불안이 모두 현실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마음의 빗장을 닫아거는 것이지요.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모습만을 보여 주거나 부모가 싸웠다는 사실 자체를 무작정 감추려고만 드는 데 있습니다. 부모가 애써 감추려 해도 둘 사이의 불편한 기운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이자 저항이 바로 ‘모르는 척’이지요.

《괜찮아》로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등재된 동화작가 최숙희가 이번엔《모르는 척 공주》를 출간했다.

《모르는 척 공주》는 제 둘레에 높은 탑을 쌓고 스스로를 가두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안아 주는 책이다.

왕과 왕비가 사나운 용과 무서운 호랑이처럼 으르렁대며 싸운 다음날 어린 공주는 성 안에 감도는 냉랭한 기운을 모르는 척 아침을 먹고 모르는 척 블록 쌓기 놀이를 합니다. 그런데 블록을 높이 높이 쌓고 또 쌓다 보니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공주가 어느새 높은 탑에 들어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혼자만의 공간에 들어와 있어도 가슴을 짓누르는 걱정거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청하지도 않은 꼬마 손님들까지 잇따라 들이닥쳐 애써 모르는 척하려던 마음들을 하나하나 들추어냅니다. 무섭고 슬프고 화나고 걱정되는 마음들을 말입니다. 어쩌면 그 마음들이 나를 좀 알아달라고, 나를 좀 꺼내 달라고, 작은 새와 아기 생쥐와 꼬마 용과 어린 왕자의 모습을 하고서 찾아온 것인지도 모르지요.

꼬마 손님들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공주도 스르르 마음의 빗장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사실은…… 사실은 나도 그래.” 공주가 울먹이자 아이들도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 소리에 높은 탑은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부모들은 싸움을 멈추고 바람처럼 달려옵니다. 엄마 아빠도 너와 네 친구처럼 서로 생각이 달라서 다툴 때도 있지만 너를 잊은 건 아니라고 너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함없다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모르는 척 공주》는 옛이야기의 틀을 빌려와 아이들이 불편해 하지 않을 만큼 거리를 확보한 뒤 나직한 목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준다. ‘네 작은 가슴으로 감당하기 힘든 걱정거리가 있거든 그저 모르는 척하지만 말고 누구에게라도 용기 내어 말을 해 봐. 무서워요, 슬퍼요, 화가 나요, 걱정돼요, 내 마음을 알아 줘요, 하고 말이다. 네가 손을 내밀기만 하면 그 누구라도 네 손을 마주잡아 줄 거야. 어쩌면 그것만으로 걱정거리가 반은 덜어질 수도 있어. 그리고 네가 부르기만 하면 그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올 사람은 바로 네 엄마 아빠란다. 정말이야.’

어린이들에게 현실회피를 하지말고 부모님과 상의해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옛날 이야기를 비유해 표현한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결코 부모님이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류동완 기자(rdw@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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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1 10:49:37 수정 2012101110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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