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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는 청춘들에게 고함 '안녕, 아나베아'

입력 2012-12-13 14:18:35 수정 2012121314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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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꿈을 이루는 것'은 개인의 소망이 아닌 사회의 숙제가 됐다. 하고 싶은 것이 없고, 되고 싶은 것이 없는 우리 젊은이들은 오늘도 방황 중이다.

지난 몇 년간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세형 작가의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등의 책이 베스트셀러로 손꼽혔다. 무수한 젊은이들이 이같은 글에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척박한 사회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찾은 사람이 있다. 신간 '안녕, 아나베아'(박지연 | 이콘| 304쪽|14,000원)의 저자다.

저자 박자연은 법대를 졸업해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도 자신의 길이 무엇인지를 계속 고민했다. 우연히 본 책에서 '국제 구호'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그는 어린이 개발사업을 위해 아프리카 케냐의 가장 척박한 지역 '코어(Korr)로 떠난다.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코어에서의 삶은 말할 수 없이 열악했다. 수 시간을 걸어야만 물을 얻을 수 있어 샤워를 하는 일은 사치였다. 전기는 태양광으로만 사용할 수 있었기에 날씨가 흐리면 업무를 위한 보고서를 쓰는 일 조차 쉽지 않았다. 전화는 위성으로만 연결이 가능했다.

박자연은 기후 적응에만 3년이 걸린다는 아프리카에서 고작 한 달만에 렌딜레 부족의 삶에 녹아들었다. 한국과 아프리카 넘나들며 여러 번 자신의 벽을 깨고 성장한 저자는 A4 2장에 담긴 꿈의 제안서, HoE(호이: Hope is Education!)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아프리카의 자립을 돕는 글로벌교육개발 NGO의 대표가 됐다.

“많은 NGO들이 코어에 찾아와서 프로젝트를 해. 그리고 얼마 있다가 그냥 떠나. NGO들이 더 이상 안 찾아오면 우린 어떻게 하지? HoE가 우리에게 재정적인 지원이나 먹을 걸 주는 건 아니지만, HoE는 우리에게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교육이라는 유산을 주잖아.” - '한 사람의 삶이 변하면 그 주변도 달라진다' 중에서

지난 30년 동안 코어에는 다양한 NGO들이 찾아와 프로젝트를 했지만 렌딜레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저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물질적, 단기적 지원이 아닌 ‘교육’을 통해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먼 훗날의 막연한 꿈이 아니라 지금 작은 일이라도 시작하자는 마음이 모여 HoE(호이: Hope is Education!) 프로젝트 팀이 탄생한 것. 교육으로 아프리카의 미래를 밝히는 HoE는 현재 외교통상부가 인증한 NGO '사단법인 HoE'가 되었다. HoE는 2009년부터 4년 동안 코어를 방문하며 한국과 아프리카를 함께 성장시키는 글로벌 배움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박자연의 '안녕, 아나베아'에는 꿈을 찾고 실현하는 방법에 대한 충고나 조언은 없다. 다만 자신이 겪은 어려움과 그 순간을 극복하고 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어깨가 축 쳐진 청춘에게 고하는 글이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입력 2012-12-13 14:18:35 수정 20121213145143

#키즈맘 ,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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