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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석 교수의 '두뇌창고를 넓혀라'] (2) 쉴 새 없이 시냅스를 자극하려면?

입력 2013-01-21 14:36:24 수정 2013012114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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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아진다는 건 바로 두뇌창고가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뇌는 컴퓨터와 비교할 수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의 용량은 기기의 사이즈에 따라 비례하지 않는 것처럼 두뇌창고 역시 머리의 크기로 좌우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두뇌의 우수성을 결정지을까.

컴퓨터의 경우는 회로가 결정짓는다고 한다. 용량이 크다면 회로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사람의 두뇌는 어떨까? 인간의 두뇌에서 회로란 시냅스다. 입력, 출력은 물론 저장 기능을 담당하는 건 바로 컴퓨터 회로와 같은 시냅스다. 사람이 태어날 때 시냅스는 통틀어 50조개 가량 된다고 전해진다.

신은 인간을 세상에 내보낼 때 기껏 100세를 산다고 계산하고 제 아무리 두뇌를 무지막지하게 사용하고 펑펑 쓰더라도 충분한 여유가 있을 만큼 무려 50조 개의 시냅스를 마련해주었다. 이를테면 전쟁 물자처럼 100만 군대라도 비축 식량은 많아봤자 얼마인가? 보통 쌀을 기준으로 월 두말 먹는다 치면 연간 2가마로 200백만 가마이면 전 군대를 1년간 먹일 만큼 충분하다. 실제로는 3년분을 비축한다는데 그 수량은 600만 가마이나 두뇌는 몇 천만 가마 이상을 군수물자로 저장하는 바와 같이 상상을 뛰어넘어 엄청난 시냅스를 마련하고 있다.

조물주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만은 참으로 용의주도하게 “인간아! 네가 아무리 용을 쓰며 시냅스를 허투루 쓰고 100년을 훨씬 넘어 천년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50조라면 마음껏 쓰고도 남으리만치 꽤 넉넉한 분량이니라” 라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창조했다.

문제는 두뇌란 매우 묘한 녀석이어서 어린아이가 자라면서 시냅스를 쓰지 않으면 “얘들아! 어지러운 시냅스창고 좀 정리하거라” 하면서 끝없이 쳐낸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많이 사용할 테니 제발 좀 기다렸다 버리시지요” 하고 애면글면 하소연해 봐야 “택도 없다. 이 못난 인간아!” 하고 끊임없이 쳐낸다. “지금은 안 쓰지만 언제 쓸지 모르잖습니까?”라고 대들어봐야 소용없다. 대체로 p/c나 핸드폰을 용량이 부족하다 해 폐기시킨 적이 없듯 ‘넉넉하니 걱정일랑 끊어라’ 이다.

서울대 신경과학연구소에서는 “인간의 뇌는 태어날 때 성인의 1/4정도이나 자라면서 계속 발달해 성인이 되는 20여 년간 적절한 자극과 교육적 환경에 의해 성숙해간다. 그중 시냅스는 너무 많아 그런지 생후 2년 안에 40%가 제거되고 10년간 계속 감소한다”고 두뇌의 특성을 이야기했다.

아마도 뇌란 쳐내는 게 본능인 듯 끊임없이 내치니 두뇌를 좋게 하는 길은 바로 시냅스가 안 떨어져나가도록 꼭 붙잡아 매는 것이다. 시냅스를 쳐내지 못하게 막는 길은 무엇인가.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고 있는 시냅스를 자꾸 일깨워 열심히 사용하는 길만이 폐기시키는 걸 막아 두뇌를 좋게 만드는 비법이다.

비방이란 무기도 자주 사용해 녹슬지 않게 하듯 창고에 쌓여 있는 시냅스를 끄집어내 자주 이용하는 길뿐이다. 나아가 “이건 중요한 정보이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잘 간수하길 바란다” 라고 싸인을 보내면 단박 알아채고 “시냅스들 모여라! 우리 단단하게 서로 뭉치자. 뭉쳐야 산다. 그리하여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견뎌나자”라 할 때 기억이 잘 되고 뛰어난 머리가 되는 것이다.

시냅스를 대거 동원하거나 강화시키는 길이란 바로 두뇌를 자극하는 길뿐이다. 자극한다는 것은 시냅스보고 “야 임마! 일어나, 자칫하면 공멸하니까 좀더 강하게 뭉쳐라”라는 당부나 같다. 그 길이야말로 바로 두뇌창고를 넓히는 길이다. 아무쪼록 ‘시냅스를 자꾸 건드리면 쳐내지 않고 잘 모시는 성질을 이용하라’ 이다.

끊임없이 자극을 받은 시냅스는 양어장에서 메기를 만나 정신을 바짝 차리느라 더 통통해진다는 미꾸라지마냥 두뇌를 우수하게 변화시킨다. 태어날 때 좋다는 머리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아무리 좋게 태어나도 성장하면서 시냅스에게 별다른 자극을 주지 않거나 시시껄렁하고 넌더리나는 자극만 들이밀면 “아이구, 내 못 살아” 하면서 가차 없이 쳐낸 결과, 두뇌는 나빠지고야 만다.

흔히 논란이 많은 IQ를 ‘두뇌가 발달한 정도’ 라고 말하는데 이게 바로 시냅스가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아닐까 싶다. 가령 아이큐가 높다 함은 생후 활용하는 시냅스가 처음부터 많다는 이야기일 뿐 그게 전부는 아닌 것이다. 학생들이 ‘과연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가’ 하고 불신하는 바는 아이큐에 대한 고정 관념 때문일 듯하다.

작가인 이인화교수는 아이큐가 겨우 97인데도 서울대 국문학과를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교수는 배냇 두뇌는 시냅스의 활용도가 낮았지만 후천적으로 독서를 비롯 무수한 두뇌 자극으로 시냅스가 엄청나게 활용돼 빼어난 머리가 된 것이다. 요컨대 두뇌는 시냅스를 활용하기에 따라 무한 발달할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정헌석 < 전인코칭연구소장·전 성신여대 교수 >

입력 2013-01-21 14:36:24 수정 2013012114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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