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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석 교수의 '두뇌창고를 넓혀라'] (4) 강력한 자극을 주는 최고의 방법은?

입력 2013-02-18 15:16:35 수정 2013021909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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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이 두뇌 발달에 탁월한 도움이 되는건 두 말할 나위 없지만 아무리 체험을 하고자 해도 불가능한 분야가 너무나 많다.

가령 중생대 말 백악기에 공룡과 같은 대형 파충류가 번창했다는 사실만 해도 인간이 어찌 거의 1억 년 전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겠는가. 가까이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과 같은 역사라든가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우주원리 역시 체험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설사 가능하더라도 체험은 제약된 시간과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해낼 수 없는 경우가 무수하다. 도리 없이 책을 통해 접할 수 밖에 없다. 책은 온갖 정보가 다 담겨있다. 두뇌에 강력한 자극을 줄 수단으로는 독서가 최고다.

역사적으로 이름난 영웅호걸은 한결같이 독서광이었음을 주목하라! 멀리 로마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카이사르는 얼굴에 칼자국이 나있을 만큼 못났음에도 불구하고 로마여인치고 안 따르는 여자가 없을 정도로 화술이 뛰어났다는데 다 탁월한 독서 덕분이라고 전해진다.

비슷하게는 근세 유명한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싸르트르 역시 사팔뜨기에 못난 인물이었지만 외갓집의 서재에 있는 책을 다 읽고 총명해졌으며 그 결과 유명한 세기의 여인, 시몬느 드 보봐리부인을 사로잡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처칠과 트루만도 독서광이었다. 처칠은 너무나 잘 알려진 꼴찌라는 별명 그대로 학업이 부진한 아이였지만 독서로 대정치가가 되었다. 한편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만은 동네 도서관의 책을 몽땅 읽은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역사 이래 최대의 땅덩어리를 통일했다는 마오쩌둥은 비록 고졸이었지만 사서직임을 이용하여 아예 도서관 책을 다 읽어버려 뛰어난 현대판 제왕이 되었다. 마오쩌둥은 “책을 좋아하신 나머지 밤새워 책을 읽느라 석유등불의 기름을 낭비한다고 할아버지한테 꾸중깨나 들었다”고 그의 딸 리민이 전할 만큼 독서광이다.

비단 정치가에 한할까. 안철수는 물론 삼성전자의 Y, H 사장, SK그룹의 K사장등은 독서광이었기에 탁월한 업적을 이루었고 내로라하는 톱CEO 그룹에 끼게 되었다. 왜 독서를 즐긴 사람들은 대성공을 거둘까? 간단하다. 두뇌가 비약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독서는 시냅스가 깡충깡충 뛸 정도로 강렬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독서를 많이 한다 해 새롭게 얻은 지식을 이용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책을 읽노라면 두뇌가 기분이 좋아 "여봐라! 오늘 보물이 들어왔구나, 시냅스들은 정신 바짝 차려라" 한다. 그야말로 가슴을 두근거리며 황홀에 빠져 읽는 독서는 " 야, 진품이 들어왔구나"라고 두뇌가 환호하며 창의력, 상상력 등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 머리가 좋다 해봐야 얼마나 좋을까 보냐. DNA에 의한 두뇌는 한계가 있다. 태어날 때 50%, 환경 50%이니까 신에 가깝도록 천재성을 갖고 태어났다 해도 50%만 천재다. 물론 천재성을 타고나면 누구보다 유리할 건 부인할 수 없다. 마치 부유한 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은 친구와 자수성가한 친구와의 비교처럼 출발이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

작가 이지성은 수많은 천재가 독서로 만들어졌음을 밝혀 놀라게 했다. 그 중에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는 아인슈타인도 들어 있었다. 신사임당이나 세종대왕처럼 일본 화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후쿠자와 유기치도 촌놈으로 어수룩하게 태어났지만 10년 독서로 말미암아 천재가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친한 지인 중 박대통령 시절부터 인권변호사로 명망이 높았던 강신옥 변호사가 있다. 그 분은 일찌기 고시 합격자가 극소수일 때 사법, 행정 양과에 합격한 수재다. 아니 천재다. 그 이유는 바로 독서 덕분이다. 작년 가을 서초동 길에서 강변호사를 만났는데 겨드랑이에 책을 끼고 있어 법률책인가 하다가 가로채 보았다. 놀랍게도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가 아닌가.

그 뿐 아니었다. 어느 날 사무실에 잠깐 들려 보니 책상에 온통 책인데 그 중에는 조정래의 '아리랑'과 '태백산맥'도 놓여있음을 보고 역시 독서광은 80이 다 되어도 변함이 없구나를 확인했다. 더군다나 애꾸가 돼 불편하련만 변함없이 책을 가까이 하는 그 분의 열정에 나는 많은 감동을 받았다. 평소 비상한 기억력을 보유하고 있음에 깜짝 놀라기도 여러 차례인데 바로 광적인 독서가 그 분의 시냅스를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든 것임을 재삼 확인했다.

가까이 있는 어떤 명문고, 명문대 출신 후배는 독서광을 넘어 활자 중독증에 걸릴 정도로 책을 읽었다고 자랑한다. "책에 관해서는 남 뒤에 가라 하면 서러워 할 만큼 엄청나게 읽었다" 면서 "학생 때 저는 천재이었다니까요" 라고 나에게도 당당하게 말할 정도로 독서의 위력을 끊임없이 예찬한다.

모름지기 타고난 두뇌가 명석하지 않더라도 수재가 되고 싶으면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은 타고난 머리가 어지간한 천재성을 지니지 않고선 인물이 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아마도 이름조차 잘 알려지 않은 지방대 출신이면서 명MC로 맹활약하는 김제동도 뛰어난 독서에 의해 천재가 된 바탕이리라. 자칭 시골의사라는 박경철 역시 동일한 맥락이라고 본다.

정헌석 < 전인코칭연구소장·전 성신여대 교수 >
입력 2013-02-18 15:16:35 수정 2013021909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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