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직장에 있는 엄마는 전업맘에 비해 정보도 턱없이 부족하고 아이에게 신경을 못 쓰다보니 자기 아이만 뒤떨어진다고 착각하기 쉽다. 초초한 마음에 '직장을 그만 둬야 하나' 고민에 휩싸이기도 쉽다.
직장에도 충실하면서 자녀 교육에도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는 맞벌이들의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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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픈데 직접 돌봐주지 못하고 남의 손에 맡기고 출근하려면 차마 발걸음이 안떨어지죠. 직장을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은 그런 때였어요. 그렇지만 직장에 가서는 '애를 맡기고 기왕 나왔으니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대기업들의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마케팅전문가 하승연(44) G&J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중학교 2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 딸의 칭찬을 하기에 바빴다.
"학교에서 인기투표를 하면 항상 1등을 해요. 제가 특별히 해준게 없는데도 학교에서 회장을 하기도 하고 성적도 꽤 좋은 편이에요. 전 늘 바빴는데 문득 되돌아보면 항상 제자리에 잘 있어준 아이들이 너무 고마워요."
하승연 실장이 자녀들을 키우면서 특히 중점을 둔 것은 책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
선배 직장맘들의 조언도 '아이들이 커보면 책이 힘이더라'는 것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 집에는 TV를 없애고 항상 먼저 스스로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이것저것 시킬 필요 없어요. 그냥 무조건 책만 많이 읽어주면 돼요. 아이들이 읽어달라는 책을 다 읽어주다보니 30권을 읽기도 하고 어떤날은 4시간 동안 읽어준 적도 있어요. 한번은 책 읽어주다가 성대결절이 와서 병원치료를 받기도 했을 정도에요. 인형 등을 이용해 책을 재밌게 읽어주자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돼서 지금도 여러방면의 책을 두루두루 많이 읽는 편이에요."
그가 느낀 맞벌이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미안한 마음에 아이들이 사달라는 최신기종을 구비해 주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폰도 사주지 않았다. 어떤 점이 유해한지를 설명하고 한번 정한 원칙은 일관성있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를 닌텐도, 스마트폰, 최신 게임기구 등을 모두 가진 얼리어답터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아이를 망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하는 것 때문에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마세요. 일하는 데는 모두 이유가 있으니 나는 나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각자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필요해요. 제가 아이들에게 당당하다면 아이들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엄마들 커뮤니티'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전업주부 엄마들의 역할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나는 이걸 못하니까 서로 돕자' 이런 자세로 회사 마케팅을 통해 얻게된 영화 시사회권 있는데 같이 가자고 제안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아이 친구들과 엄마들을 초대해서 음식도 대접하고 많은 얘기를 나눠요. 그런데 이런 정보공유가 잘 되려면 일단 아이들 성적이 잘 나와야 해요.(웃음) 애들이 밝고 공부도 제법 하니까 여러 엄마들이 자기 아이와 어울리게 해주더라구요."
자주 학교에 가야하는 학부모회는 못하더라도 학교 일도 하나쯤은 맡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하승연 실장은 명예교사에 자원해 1년에 3번 시험감독을 돕고 있다.
"어느날은 시험감독을 하고 아들에게 친구들이랑 간식 먹으라고 하고 집에왔는데 전화가 왔어요. '엄마, 친구들이 나를 너무 부러워해. 엄마는 엄마같지가 않고 꼭 멋있는 여자같대'라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엄마의 일하는 모습을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면 부모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기 때문에 자녀와의 대화도 훨씬 수월해 진답니다."
그는 좋다는 학원에 쫓아다니거나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는대신 어려서부터 책읽는 습관을 가지게 해주고 과학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을 위해 IT 신문기사를 스크랩해주기도 하는 등 학업에도 신경을 써주지만 자녀들과의 스킨십 또한 빠뜨리지 않는다.
"아이 친구들이 놀릴 정도로 안아주기와 뽀뽀를 자주 해요. 잠잘 때는 꼭 아이들을 끌어안고 자죠. 회사에서는 진짜 열심히 일하고 남는 시간엔 스킨십을을 하는등 정서적 안정감을 주려고 합니다."
일하는데 성공도 중요하지만 하승연 실장이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행복한 성공'.
"물론 경제적인 면도 있지만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이 재미있고 좋으니까 하는거에요. 아이들에게도 학업은 너가 행복한 일을 찾기위한 준비과정이니까 철저히 해야한다고 강조하죠. 아이들이 잘하는 건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다보면 나만 워킹맘으로서 커 나가는게 아니라 아이들도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는게 느껴져 뿌듯해요."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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