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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극복 프로젝트-행복한 가정만들기] (3) '빚 걱정없는 결혼준비' 가능할까?

입력 2013-04-11 10:31:41 수정 2013-07-18 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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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게 순진한 강남 남자 정훈(성준)과 ‘집안은 꿀려도 스펙은 우월’이란 냉철한 균형감각의 강북 여자 혜윤(정소민)가 만났다.

강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의 출신성분의 간극은 어머니의 대립으로 표면화 된다.

아들의 사랑을 위해 강북 며느리를 통 크게 인정하면서도 남들의 시선에 목숨 거는 이상주의자 강남 시엄마와 딸의 안위를 위해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만의 주판알을 퉁기는 현실주의자 강북 친엄마의 팽팽한 줄다리기에는 긴장감이 넘친다.

강남과 강북으로 구분되는 신(新)계급사회에서 결혼으로 보이지 않는 계급의 강을 건너기란 조선시대 평민이 양반에게 시집가기보다 껄끄러운 현실. 그래도 딸 가진 강북 엄마는 거침없이 신분 상승의 플랜 설계에 돌입한다.

두 엄마는 각각 결혼문화의 겉과 속을 대변한다. 시작부터 호텔 예약을 못 잡은 게 자존심이 상해 에둘러 성당 예식을 주장하는 시엄마와 “가세가 기울어 그러느냐” 맞서는 직설화법의 친엄마는 각자 예단과 신혼집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험난한 결혼전선에 돌입했다. “다른 건 다 양보할 테니 예단만은 지켜 달라”며 1억원이 넘는 예단 리스트에 강북 아파트를 약속하는 시엄마와 “예단이 무슨 소용이냐”며 1000만원어치 혼수로 강남 아파트를 채우고 털겠다는 친엄마의 어긋난 노선이 대립하기도 한다. 과연 이 커플, 결혼할 수 있을까? 아니 이 결혼, 꼭 해야 하는 걸까?

-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중에서

요즘 현대인들 결혼하기 참 어렵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남녀 평균 결혼비용이 둘이 합쳐 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남녀사이에 흔히 하는 "난 너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 숟가락 하나만 들고 와도 돼"라는 말은 이제 영화나 드라마에서조차 보기 힘들 정도다.

실제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결혼준비 과정에서 신혼집 마련이나 결혼비용은 문제를 가장 먼저 어려움으로 꼽는다. 그 다음으로 혼수 문제로 인한 양가갈등, 예단비용 등이 이어졌다.

최근 결혼준비과정에서 결혼상대방 집안의 과도한 혼수나 집장만 요구에 어긋나는 커플이 많다. 이같은 갈등은 결혼으로 이어진 후에도 그 뒤끝이 길게 마련이다.

결혼전문가로부터 현명한 결혼준비 방법과 결혼후 혼수문제로 인한 갈등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방법을 알아보자.


< 듀오 전문가 : 듀오웨드 컨설턴트 팀장 채지우 >

“부모로부터 떠나 한 몸 되기”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가 결혼적령기 자녀를 둔 부모가 되면서 ‘결혼은 독립’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다. 과거 부모세대는 가정 안에 형제가 많았고, 그들의 독립은 경제적인 이유로 당연시됐다. 그러다 보니 '결혼=경제적 독립'이라는 등식 성립이 자연스러웠다.

부모세대는 경제적 독립의 어려움에 대한 ‘한’을 가진 세대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보상심리는 자녀를 향한 물질적, 정신적 아낌없는 투자로 이어졌다. 이러한 환경에서 양육 받은 지금의 결혼적령기 세대는 부모로부터 독립의 필요를 절실히 부여 받지 못한 상태다. 오히려 양육에서 학업, 결혼까지 상당 부분이 부모에게 결속돼 있다. 그리고 이것이 부모의 사랑으로 이해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결혼을 통한 독립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부모와 자식 서로가 진정한 결혼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가 온전한 성인으로 성장함을 인정하는 부모의 태도와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 가정의 만들려는 자녀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볕을 받아야, 부모의 버팀목이 되는 아름드리 나무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웨딩전문가가 전하는 '현명한 결혼준비 방법'

부모와 역할분담 하되, 중요한 계획은 신랑신부가 세워야 한다

부모님의 의견을 무시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결혼이 두 집안간의 결합이라는 이유로 부모님이 신랑신부의 고유한 영역까지 계획하는 것은 지양하라는 말이다. 부모는 집안 경사에 오시는 축하객을 위한 준비에 집중하고, 신랑신부는 새 가정을 세우는 것에 집중하는 등 역할분담을 통해 서로의 필요를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것이 좋다. 주체가 되어 계획을 하게 되면 책임감과 능동성이 생기게 되기 마련이다.

이 때 신랑, 신부 서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고, 이 과정이 가정 안에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기초가 될 것이다. 현실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자연스럽게 조율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부부로서 용납하고 인내하는 인격적 성숙도 가져오게 된다.

관습적인 허례허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신랑신부가 결혼 계획 상담 시 가장 어려워하고, 의견 차이를 첨예하게 보이는 부분이 혼수, 예단이다. 전통적 관례와 현실적 가치, 각자의 입장이 상충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댁에 들어가 신혼생활을 시작하던 시대는 끝이 났다. 고로 시집살이의 개념이 바뀌었기 때문에 관행되었던 혼수, 예단의 개념 변화가 필요하다.

관습적인 허례허식에서 벗어나 각자의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맞는 결혼준비를 해야 한다. 신랑, 신부가 살 집을 공동으로 준비하거나 예단을 생략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요즘의 경향을 살펴볼 때, 이 부분에 대한 부모세대의 인식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선언해야 한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은 결혼준비는 결혼 생활까지 의존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경제적 독립이야말로 진정한 결혼 생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원한다면 바로 코 앞에 있는 물질을 쫓는 것이 아니라, 신랑신부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의식을 살펴봐야 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은 그럴듯한 아파트, 멋진 차, 엄청난 크기의 다이아몬드 반지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혼 생활에 있어 경제적 가치보다 우위에 있는 신랑신부 두 사람만의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트렌드를 쫓지 말고, 트렌드를 만들어야 한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은 결혼마저 트렌드를 무분별하게 쫓는 경향이 있다. 남들이 이렇게 했고, 누가 얼마짜리 뭘 받고, 어떤 연예인이 어떤 브랜드의 드레스를 입고 등등 이런 이야기들이 결혼 준비하는 예비 신랑신부들이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이다.

물론 한 번뿐인 결혼이기에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바와 경제적 상황, 환경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형편을 파악하고 둘이 함께 공동의 그림을 그리며 결혼준비를 할 때, 오히려 이혼의 빌미가 되는 단서와 생각들을 줄여나갈 수 있는 것이다. 트렌드를 쫓는 신랑신부가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예비부부가 된다면 결혼준비를 통해 사랑과 이해가 켜켜이 쌓여가는 준비 과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결혼준비과정을 통해 결혼 생활을 예행 연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서로가 배려하고 섬기는 연습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사랑은 신뢰로 진화돼 더 깊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이보다 이상적인 결혼준비는 없을 것이다.


< 법률전문가 조언 - 이인철 변호사 >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결혼과정에서는 ‘돈이나 조건만 보고 결혼한 자는 돈과 조건 때문에 망한다’고 생각합니다.

억대의 혼수와 결혼비용을 들여서 결혼을 했건만 몇 년 살지도 못하고 이혼한 부부도 많습니다.

혼수와 예단갈등으로 인해서 결혼이 파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갈등의 원인은 우리나라 집값이 너무 비싼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결혼을 할 때 가장 많이 비용이 드는 부분은 신혼집인데, 예전에는 결혼을 할 때 집은 남자가 준비하고 혼수는 여자가 하는 공식이 일반화 되어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엄청난 집값을 마련할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요? 어쩔 수 없이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남자 부모 입장에서 거액을 들여 집을 마련했으니 그에 상응하는 혼수나 예단을 요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양가의 자존심과 감정싸움이 시작됩니다. 크고 작은 다툼은 결혼이후에 더 이어져 결국 법정까지 가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재판까지 간 사례에 의하면 결혼하면서 신랑 집에 예단비 10억 원을 전한 아내가 이 결혼 후에 갖가지 문제로 남편은 5개월 만에 이혼을 요구해 별거에 들어갔고 아내는 이혼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다며 8억 원을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결혼 시기가 너무 짧아 결혼으로 보기 힘들다고 본 재판부는 결국 아내의 손을 들어줬고 8억 원 반환을 판결한 예도 있습니다.

무리한 혼수와 예단 등 거액의 비용을 들인 결혼은 파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주지했으면 좋겠습니다.

남자나 여자 모구 합리적으로 결혼에 들어가는 비용을 반반씩 부담하는 것도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면 서로에 대한 오해나 갈등의 요소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 조건이나 돈으로 얼룩진 결혼식이 되기보다는 간소하면서도 사랑과 이해가 넘치는 결혼풍토가 자리 잡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이 시리즈는 '행복한 결혼 만들기-듀오'와 '이혼전문 이인철 변호사'가 함께합니다 >>

입력 2013-04-11 10:31:41 수정 2013-07-18 18:08:25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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