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가 놀랄만한 인기를 끌면서 '아빠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높아지고, 가사와 육아는 부모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으로 자리잡았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빠들은 엄마가 없는 시간에 아이들을 돌보며 고군분투 한다. 육아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차라리 야근 하는 것이 편하겠다. 매일 어떤 것을 먹여야 하고, 어떤 것을 입혀야 할지, 혹은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할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올바르고 똑똑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많은 명문가에서 수백 년 동안 엘리트들이 배출된 데에는 가문만의 남다른 자녀교육법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유럽 명문가에서는 부모 자식간의 '교육여행'을 통해 엘리트 교육의 정점을 찍는다.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왕따를 당하던 시인 타고르가 동양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아버지와 함께한 4개월 간의 교육 여행 덕분이었다.
최근 '아들을 위한 성장여행'(글담) 을 발간한 최효찬 작가는 공부만 잘하는 이기적인 '지식 엘리트' 보다 공부는 조금 못해도 사회성이 좋은 '인성 엘리트'로 키우기 위해 아들과 5년간 10회의 도보여행을 떠났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장 자크 루소
저자는 역사적 고증을 통해 "많이 걷는 사람일수록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입시 위주로 왜곡되어 자녀 교육에 지쳐있는 우리나라 부모들에게는 새로운 패러다임일 것.
특히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록 자식들이 성공한다. 아들이 성장함에 따라 아빠의 역할 또한 달라져야한다. 아빠와의 놀이야말로 아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극이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쯤 되면 놀이의 필요성은 사라진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독립을 준비하고 성장의 도약이 이루어지는 시기인 만큼 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심화된 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세상에 대한 준비, 이에 필요한 능력 향상이다. 그리고 이것은 학교와 학원을 벗어나 길 위로 나섰을 때 아빠가 끌어 줄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좋은 선물을 사주겠다는 아빠의 유혹에 빠져 도보 여행에 참여한 아들 최승현씨. 그는 도보여행을 통해 아빠의 진정한 사랑과 가르침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
그러나 아빠와 함께한 도보여행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여행을 떠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하다. 10대 아들에게 일러줘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그 목적과 방법에 따라 효과가 좌우된다.
저자가 아들에게 전한 '길 위의 교육' 9가지를 소개한다.
◆ 재발견 : 아들의 몰랐던 능력을 발견하라
아들은 아빠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확인한다. 도보여행은 아빠가 아들에 대해 미처 몰랐던 힘 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이는 아들에게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 문화유전자 :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문화유전자를 찾아라
우리 집만의 문화유전자가 인재를 만든다. 톨스토이, 케네디 등 명문가의 집안에는 저마다 문화유전자가 전수되고 있으며, 이는 성공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들처럼 우리 집만의 문화유전자를 아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
◆ 생존 기술 : 생존 기술을 가르쳐 독립을 준비하라
아빠와의 여행을 통해 아들은 독립을 배운다. 세상에 나가 필요한 생존 기술을 보고, 듣고, 배우는 산 교육장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 시간의 점 : 아들에게 인생의 명장면을 많이 남겨 줘라
부모와 함께한 아름다운 기억(시간의 점)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희망을 품는 힘이 되어 준다.
◆ 마음의 근육 : 아들에게 시련을 선사하라
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련을 이겨 내는 마음의 힘이다. 걸을수록 마음이 강해진다.
◆ 도전 정신 : 때때로 길을 잃어라
주입식 교육 체계에서 기를 수 없는 능력, 도전 정신. 여행지에서의 일탈을 통해 키울 수 있다.
◆ 철학적 사색 : 일상을 철학하게 하라
자연은 아이도 철학자로 만든다. 여행 중에 떠오른 소소한 생각과 느낌들을 놓치지 않고 끌어 주어 아들의 사고를 넓힌다.
◆ 히스토리 : 여행을 하며 수많은 이야기와 만나라
이야기는 부모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이야기는 현장성이 더해질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 유대감 : 엄마와 다른, 아빠만의 유대감을 형성하라
아빠는 고유의 유대감을 아들과 형성해야 한다. 도보여행은 이를 위한 계기를 마련해 준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