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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 트라우마…위기의 아빠들

입력 2013-11-11 15:14:05 수정 2013-11-11 15: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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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간 기러기 아빠로 생활하던 50대 남성이 "나 처럼 살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남성은 2009년 아내와 아들 둘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전기기사로 혼자 거주해 왔다.

그는 경기 불황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의 장례식은 지난 10일 열렸지만 항공권 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아내와 아들들은 참석하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기러기 아빠들의 애환과 고충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는 '누구를 위해 기러기 아빠가 되어야 하나'(ID: yms****)라는 글이 게재,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글쓴이는 "나름대로의 학구열, 더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유학을 떠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나 "부모의 무조건적인 의지로 인해 자녀는 유학을 떠나고 그 자녀를 돌본다는 핑계로 부부는 생이별을 하며 남편은 오직 유학비용을 부담하는 기계 이상의 역할, 진장 올바른 선택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러기 아빠는 동정할 가치 조차 없다. 스스로 선택한 가족 해체의 길"이라고 강하게 부정하는 네티즌도 있는 반면 "드러내놓고 건드리기 힘든 정서상의 문제"라며 "능력에서 벗어난 아빠의 희생을 강요한 비극"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러기 아빠.

자식의 해외 유학을 위해 자신은 국내에 남아 돈을 벌어 해외에 있는 자식과 아내에게 보내는 아버지를 뜻한다.

몇년 전만 해도 대기업 임원, 대학 교수, 서울 강남의 부유층 자재들이 주로 조기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한국의 높은 교육열에 따라 점차 '조기 해외 유학' 열풍이 평범한 가정에도 불어왔다.

기러기 아빠와 이에 따른 가족의 해체는, '넉넉'하지 못할 때 비로소 드러난다.

자식의 유학자금과 생활비를 충분히 '송금'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넉넉치 않을때 아버지들은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따금 걸려오는 와이프의 전화도 반갑지만은 않게 된다. 또, 항공비 아끼느라 가족이 보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다. 명절 때 눈물의 떡국을 먹는 일도 부지기수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보낸 조기 유학이었다. 그렇다면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한 가정의 가장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까.

[ 키즈맘 김예랑 기자 ]
yesrang@hankyung.com
입력 2013-11-11 15:14:05 수정 2013-11-11 15:29:05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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