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서적도 덩달아 '재조명'
영화 '변호인'의 흥행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영화배급사 NEW는 7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변호인'이 다음달 7일(현지시각) 북미 지역에서 개봉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영화 '신세계'의 북미 배급을 담당했던 배급사 웰고를 통해 LA를 포함 15개 도시 30여개 이상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모티프로 한 영화 '변호인'은 개봉 3일 만에 100만, 19일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한국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는 역대 최고의 흥행작인 '아바타'(최종 관객수 1,362만)의 기록을 6일 앞당긴 속도다.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을 다룬 작품이다. 주연배우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외 연기자로 이미지 변신한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임시완이 출연,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는 호연으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변호인'의 인기는 비단 영화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영화 속 등장 서적 및 故노무현 대통령 관련 서적들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인터파크도서는 영화 ‘변호인’에 등장한 E.H.Carr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의 영화 개봉 전후 각 2주간 판매를 분석한 결과 개봉 이후 이전보다 4.1배 판매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당시 군사독재권력에 불온서적으로 찍히며 영화 속에서 주인공과 검찰이 불온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장면의 주요 소재로 사용됐다.
인터파크도서 문학인문팀 안상진 MD는 “영화 개봉 이후 평소보다 구매가 크게 늘어 영화 흥행에 따른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대통령 관련 서적도 재조명 받고 있다. 서거 1주기를 맞아 노무현 재단에서 출간한 자서전 '운명이다'는 현재 인터파크도서 사회과학 분야 주간 랭킹 1위에 올라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 집필한 '여보 나좀 도와줘', '성공과 좌절'도 동일 분야 각각 29위, 31위를 차지했다.
또 영화 개봉 이후인 지난달 31일에는 '변호인 노무현'이 출간됐다.
'변호인'은 실화에 허구를 입힌 '팩션(faction)' 작품이다. 영화 개봉 초기, 보수 진영에서는 이를 다소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영화 흥행의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일부 관객들은 터부시 되어왔던 '부림사건'의 진실과 고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한다. 또는 정치적 상황을 떠나 우리네와 다를바 없는 모습을 한 지극히 평범하지만 오롯히 나를 위한 단 한 사람의 구원을 바라기도 한다.
'변호인'은 영화이며, 영화는 관객을 위해 존재한다. 800만 관객의 800만개의 해석이 존재하는 이상 이 영화의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을 전망이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