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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행복한 CEO' 송경애 대표 "성공한다고 행복한게 절대 아니에요"

입력 2014-01-15 16:38:24 수정 2014-01-15 16: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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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CEO들은 많지만 행복한 CEO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나는 행복하니까" 스스로 외치는 CEO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SM C&C 송경애 대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어린이재단 빌딩에서는 SM C&C 송경애 대표와의 멘토 멘티 만남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여행업 종사자, 영재교육 강사, 대학생, 주부, 플로리스트 등 15명의 여성들이 참여했다.

처음 만난 송 대표는 '행복한 CEO 송경애 입니다'라는 그녀의 인사만큼 행복 바이러스가 넘쳤다. 특히 이날 지갑을 잃어버리고도 행사에 참석한 주부에게 그녀는 행사 당일인 1월13일을 기념해 11 3천원을 넣어 지갑을 선물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송경애 대표는 자본금 250만원을 가지고 2,600억원대 매출 기업으로 성장시킨 국내 최대 전문 여행사 SM C&C( BT&I) 대표다. 지난해 5 SM엔터테인먼트와 합병 이후 새롭게 사명을 SM C&C로 변경했다.

송 대표 앞에는 '여성 CEO' 외에도 '여성들의 롤모델', '기부의 여왕' , '파워 블로거'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지난 2010 2월 여성 CEO 최초로 중앙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기부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34회 김만덕상' 경제인 부문 수상 기념으로 제주 사회복지시설에 쌀 450(10kg, 1000만원 상당)를 기부했다. 평소 결혼 20주년, 생일 등 특별한 날 마다 기념일 숫자만큼 기부를 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기념일에는 형편이 어려운 신혼부부들을 위해 신혼여행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며 이웃들과 소통도 활발히 하고 있다. 여기서도 그녀는 기부 실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자신의 블로그 이웃이 1만명씩 증가할 때마다 장애인 시설에 휠체어를 기증하고 있는 것. 많은 여성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비롯해 워킹맘으로서의 삶, 여성들에게 조언 하는 바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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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 목표를 새롭게 정하셨다고요.

올해 제 새해 키워드는 초심이에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에서 정해봤어요.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 '초심을 잊지 않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이죠. 직원들에게 모두 자신의 새해 키워드를 작성해서 내라고 했어요. 이걸 보면서 '넌 왜 키워드에 끈기라고 적어 놓고 지키지 못하냐' 이런식으로 야단치는 거죠.(웃음)

- BT&I에는 여성 직원들이 유독 많다고 들었어요.

250명 중 180명이 여성 직원이에요. 여직원들은 열정도 많고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남자들보다 멀티 능력도 뛰어나요. 하지만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쉽게 포기한다는 거에요. 참을성이 부족하죠.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직업을 단순히 초이스하는 경향이 강해요. 또 쉽게 포기해요. 3년, 5년, 7년 주기가 있는데 일단 쉬고 오겠다고 하죠. 남자들은 잘 안 그러는데 여자들은 업&다운이 심해서 힘들 때가 있죠.

-'나는 99번 긍정한다'라는 책을 집필하셨는데 대표님은 원래 긍정적인 사람이었나요?

저도 굉장히 네거티브한 사람이었어요. 엄청나게 부정적이고 또 엄청나게 완벽한 사람이었어요. 긍정적인 남편을 만나면서 삶이 많이 바꼈죠. 아침, 저녁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요. 사람들을 만날때도 고객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사람으로 보니까 세상이 달라보이는 거에요. 이렇게 바뀐지 5~6년 정도 밖에 안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 '나는 행복합니다' 말할수 있게 됐고,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주고 싶었어요. 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싶었죠.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자꾸 최면을 걸어요.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된다고요. 부정적인 생각만 하면 나에게 행복은 오지 않아요.

-대표님도 아들 둘을 키우는 워킹맘으로 알고 있어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힘든 적도 많았을 것 같아요.

(일과 육아 모두) 너무 완벽하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아들 둘이 지금은 엄마가 일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아이들 어렸을때 입학식, 청소 등 학교에는 가보지도 못했지만 고맙게도 잘 커줘서 뿌듯해요.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했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주말에는 가족들에게 철저하게 올인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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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CEO 송경애입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인데요. CEO로서 이루고 싶은 바는 무엇인가요?

일도 중요하지만 사랑, 행복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행복해서 성공해야지, 성공해서 행복한게 절대 아니거든요. 저는 일을 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350 여개 외국 회사들과 거래하면서 정말 행복해 보이지 않는 CEO들을 많이 봤거든요. 우리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성공'이라는 말에 갇혀 사는것 같아요. 성공하기 위해 이렇게 하라는 말은 없거든요. 성공이라는 말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우울해 해요. 우리들은 다 행복한 사람들인데 행복이 저만치 멀리 있다고 생각하니까 불행한 거에요.

- 많은 여성들이 대표님을 롤모델로 꼽고 있어요. 대표님의 멘토가 궁금해져요.

책에도 나와 있지만 제 멘토는 목욕탕 아줌마에요.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일하잖아요. 그러니까 달인이 생기는 거구요. (일을 하는데 있어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어요. 꼭 뉴스에 나온다고 성공한 사람이 되는건 아니잖아요.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 받고 사는데요.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역시 작은 성공이에요. 작은 행복을 실천해 나가면 예상치 못한 행복을 또 느낄 수 있어요.

- 마지막으로 송 대표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미국에서 혼자 한국에 왔을 때 제가 이렇게 될 거라고 아무도 예상 못했어요. '꼭 이렇게 될거다' 정해 놓고 안 되면 조바심 나잖아요. 시간에 구애 받지 말고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막장드라마를 보면 끝은 다 권선징악으로 끝나잖아요. 꾸준하게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면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어요. 다 자신에게 달렸는데 우리는 너무 부모, 시스템, 환경, 주위 등을 탓해요. 서로 비교하지 않으면 행복해져요. 내 친구, 남편, 아이들 서로 비교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흔들리면서 또 아프면서 강해지는 게 인생살이 아닐까요.

키즈맘 최지윤 인턴 기자 kizmom@hankyung.com
입력 2014-01-15 16:38:24 수정 2014-01-15 16: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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