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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염전 노예의 SOS '5년여간 돈한푼 못받고 중노동'

입력 2014-02-07 12:34:11 수정 2014-02-07 12: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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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에 노예로 팔려 갔던 장애인 남성 2명이 구출됐다.

지난 6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인부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노동을 시켰을 뿐 아니라 학대한 혐의로 염전 운영자 A 씨와 직업소개업자 B 씨를 형사입건한다고 밝혔다.

지적장애가 있었던 김 씨는 좋은 일자리를 소개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 지난 2008년 직업소개소 직원 B 씨를 따라 전라남도 신안군의 한 외딴섬 염전으로 보내졌다.

김 씨는 5년 2개월간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갖은 노동에 시달렸다. 신축건물 공사 현장은 물론 집안일 등으로 하루 5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했다.

시각장애 5급인 이 씨도 2012년부터 김 씨와 함께 일했다. 공사장을 전전하며 노숙생활을 하던 이 씨는 노숙자 무료 급식소에서 만난 직업소개업자의 말에 속아 염전으로 보내졌다.

이 씨는 숙소에서 몰래 "섬에 팔려와 도망갈 수 없으니 구출해달라"고 편지를 썼고 이를 가슴에 품고 다니다 지난달 13일 이발 하러 읍내에 나갔을 때 서울에 있는 어머니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이미 실종신고를 했던 이 씨 어머니가 편지를 받은 뒤 경찰에 신고하면서 둘은 외딴섬 염전 노예의 처지에서 해방됐다.

경찰은 노예 생활에 지친 이들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고 무허가 직업소개소 직원과 염전 주인의 불법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인권이 유린되는 강제노역 현장은 지난 2009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방송된 적이 있다.



당시 방송분에서는 새우잡이 배에서 25년 동안 학대 당한 이만균 씨의 사연이 그려졌다.

이만균 씨는 1986년 스무 살의 나이로 실종됐다가 25년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과거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에는 상처와 구타 흔적이 가득했고 늙고 병들어 있는 모습이었다.

이 씨는 택시기사와 직업소개소, 선주들 간의 불법적인 알선을 통해 인신매매 당했다. 선원생활을 하는 동안 임금 한푼 받지 못하고 선불금에 묶여 이리저리 끌려다녀야만 했고 선주 측 사람들은 만균씨의 명의를 도용해 금융거래까지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와 관련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직업소개소와 알선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키즈맘 이주희 인턴 기자 kizmom@hankyung.com
입력 2014-02-07 12:34:11 수정 2014-02-07 12:34:11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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