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우리나라를 ‘아파트 공화국’이라 부른다. 국민의 절반 이상은 아파트에 살고 또 국민 전체의 70%가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조사 수치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만 하다.
대한민국에서 월급만으로 아파트를 장만하려고 할 때 걸리는 기간은 통상 9.4년(2008. 12월 국민은행 통계)이다. 사회초년생 부부가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꼬박 10년에서 20년이란 세월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더 큰 평수, 더 좋은 아파트를 위해 또 다시 노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아파트는 단순히 주거시설이나 주거공간의 의미를 초월한다. 현대 한국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일종의 내시경이다.
'아파트 한국사회'의 저자 박인석 교수는 "오늘날 아파트는 주거형식 자체가 아니라 ‘단지 만들기’로 일관해온 정책과 이로 빚어진 도시 상황이 문제"라며 "정확한 문제 지적과 비판 속에 문제를 개선하고 아파트를 좋은 집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신도 아파트에 중독되어 있습니까?
아파트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들
EBS '다큐 프라임'에서는 우리나라 '아파트 공화국'의 현주소를 낱낱이 해부한다. 3부작으로 구성된 '아파트 중독'은 우리의 삶 속 깊숙이 자리한 아파트가 어디에서 왔고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됐는지 다루고 있다.
지난 20~30년간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었지만 재테크의 수단으로 바라보거나 막연하게 비판적인 시선을 보낼 뿐 막상 본질적인 탐구는 미흡했던 아파트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
오늘(11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되는 1부 '공간의 발견'편에서는 똑같은 구조의 33평형 아파트에 사는 세 가족과 건축가 문훈이 함께 아파트 안에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 아파트의 공간적 특징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키즈맘 이주희 인턴 기자 kizm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