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gn=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내의 인정을 받지 못해 고민하는 아빠들이 많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아내가 남편의 육아를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부족만 부분만 골라 지적하여 남편의 의욕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방송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했다. 예전만 하더라도 집안의 가장인 아빠의 역할은 돈을 열심히 벌어 경제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이었는데, 이제 한국의 아빠상이 달라졌다. 아이들과의 놀이가 아빠의 당연한 의무 사항이 됐다. 일이 바빠서 아이와 많은 시간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는 ‘나쁜 아빠’로 치부되고 아내의 공격을 받아야 했다.
<내 아이를 위한 아빠의 3분 육아(한국경제신문)> 저자인 육아·교육 저널리스트 오타 토시마사 씨는 아빠들의 고민 상담 중 전체의 90퍼센트 이상이 부부 관계로 인한 갈등이었다고 말한다. 결국 아빠 육아의 완성은 아내와의 원만한 관계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부부 사이가 좋으면 아빠 자신이 육아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 쉽고, 그것이 나아가서는 아이의 성장 환경을 양호하게 한다.
예전처럼 아빠가 일에만 매달려 아내에게 육아를 일임했을 땐 부부 사이에 적어도 육아로 인한 갈등은 없었다. 하지만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아내와 부딪히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내 입장에서는 자신의 영역을 남편이 침범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반대로 남편은 육아에 적극적인 자신의 노력을 아내가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서운해한다. 하지만 육아 단계에 이르러 충돌하는 횟수가 잦아졌다면 두 사람이 마주 볼 때는 깨닫지 못했던 가치관의 차이를 자녀라는 필터를 통해 알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자. 갈등이 싸움으로 번지고 해결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극복해가는 모습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결과적으로 부부 사이는 물론 육아 환경도 좋아진다.
아빠들은 자신이 집에 없는 동안 엄마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하루 3분만이라도 아내가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생각하자. 아내가 자신의 아내인 것, 사랑스러운 내 아이의 엄마인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남편에게서 감사와 존경,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낀 아내는 남편을 같은 마음으로 대해줄 것이다. 또 아내가 남편에게 애정을 느낀다면 육아하는 남편의 고충을 더 잘 이해하고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 남편에 대한 아내의 애정이 클수록 아내는 남편이 육아와 집안일에 더 적극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아내의 반응에 남편의 의욕은 더욱 높아지고, 결국 부부의 애정이 두 사람을 하나로 묶어 부부가 함께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아무리 바쁜 아빠도 할 수 있는 최상의 육아가 아닐까.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